국가 경쟁력 6계단 상승, IT 기술 인프라 2위

 11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60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5년 세계 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35위)보다 여섯 계단 상승한 29위에 올랐다.

 특히 광대역통신망 가입자 비율(1위), 광대역 통신비용(2위) 등 기술인프라 분야에서는 세계 2위로 최고 점수를 받아 국내 IT 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한국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순위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홍콩은 6위에서 2위로 도약했고 한국은 싱가포르(3위)와 대만(11위), 중국 저장성(20위), 일본(21위), 태국(27위)보다 뒤졌다.

 IMD는 총 314개의 평가 항목을 마련하고 전세계 57개 기관에서 자료를 수집한 결과를 근거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또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설문조사)를 통해 하드 데이터의 허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 IMD 측의 설명이다. IMD의 경쟁력 연감은 △경제 운용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대 항목별로 각국의 성적표를 제시하고 있다.

 ◇인프라 큰 폭 개선=한국은 경제 운용성과가 지난해 49위에서 43위로 향상됐다. 하지만 지난 2001년(15위)과 비교한다면 순위 향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부 효율성은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에 37위, 지난해에는 36위였다가 올해는 31위로 향상됐다.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28위와 26위에 랭크됐었다. 기업 효율성은 2002년 45위에서 지난해 29위로 큰 폭의 개선을 보였고 올해는 30위를 기록했다.

 인프라는 단연 돋보인다. 2003년 30위에서 지난해에는 27위, 올해는 23위로 계속 순위가 오르고 있다. 특히 기술 인프라는 8위에서 2위로 약진했고 과학 인프라도 15위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대학 교육이 경제주체들의 수요를 충족하는지를 묻는 조사에서 한국은 52위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꼴찌와 다름없는 59위였다.

 총 314개의 세부 평가 항목 가운데 한국이 10위 안에 들어간 분야는 △인터넷 보급률(1위) △초고속 인터넷 요금(2위) △특허 생산성(2위) △환율 안정(2위) △소비자 만족도(4위) △소비세율(5위) △인터넷 사용자(6위) △첨단기술제품 수출(7위) △세계화에 대한 시각(7위) △통신부문 투자(8위) △연구·개발비(8위) △정보통신 기술(8위) 등이었다. 그러나 △노사관계의 적대성(60위) △생계비지수(56위) △초등학교 학생·교사 비율(54위) 등은 하위를 면치 못했다.

 ◇내부 평가가 더 비관적=IMD 평가 항목 중 경성자료가 3분의 2, 설문조사에 기초를 둔 연성자료가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국내의 경우 설문 조사 평가가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나 설문 대상자인 기업가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13개의 설문 항목 가운데 60%가 넘는 71개 항목이 29위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2003년(39위)과 2004년(35위)의 30위권에서 벗어나 2000∼2002년 수준(29위)으로 복귀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매년 발표되는 세계 경쟁력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우리의 구조적인 경쟁력 약화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IMD 보고서에서도 노사관계 적대성, 생계비 지수 등 20대 취약항목을 세계 평균 수준으로 향상시킬 경우 현재의 29위에서 21위로 경쟁력 순위 상승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