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CTO인 여종기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화학 산업 분야의 최고 기술 경영인이다.
여종기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의 리하이(Lehigh) 대학에서 박사를 받은 후 1981년 럭키중앙연구소에 입사하면서 25년 간 첨단 화학 연구에 전념해왔다.
지난 20년 동안 여종기 사장은 석유화학 분야의 고부가가치 연구에서부터 농약, 제약과 같은 정밀화학 및 합성신약 분야, 그리고 첨단 IT 소재 및 생명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남겼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미국 FDA 승인 신약인 퀴놀론계 항생제 개발을 주도했고 90년대 중반부터 IT 소재 분야에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 연평균 80% 이상의 성장을 일궈냈다.
최근 여종기 사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IT 신소재다. 주력 사업인 화성이나 산업재는 이미 세계 수준의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하고 수종사업으로 키우는 IT 신소재에 승부를 걸겠다는 청사진이다.
여 사장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는 제품 생산 기술이 국내 IT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질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신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세계 시장을 누비는 국산 전자제품의 제품 설계나 디자인 능력 등 생산과 관련한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소재는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여 사장은 “LG화학이 주목하는 소재는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분야”라며 “기존 업체와는 다른 기술과 재료를 갖고 시작했기 때문에 2008년 정도면 확연히 다른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99년 세계 최초 리튬이온 배터리 출시 이후 TFT-LCD용 편광판, PDP용 형광체, 차세대 OLED 소재, 감광재 등을 내놓았다.
여 사장은 “우선 올해 노트북용 연료전지를 시작으로 내년에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를 출시하고 2008년에는 자동차용 연료전지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소재도 내놓을 방침”이라고 향후 로드맵을 제시했다.
여종기 사장은 이를 위한 해법을 인재 확보에서 찾고 있다. 여 사장은 “현재 전체 연구 인력 중 25% 수준인 박사급 인력을 3년 내에 50%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며 “연구 개발 투자도 매출 대비 3%에서 5%로 높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여 사장은 우수 인력을 찾기 위해 1년에 10여 차례나 외국을 나간다. 과거에는 외국에 나가도 몇 시간의 인터뷰를 하는 형식이었지만 이제는 꼭 필요한 인재가 있으면 가족 모두를 며칠 동안 우리나라로 초청해 집중적인 설득 작업을 벌일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사진 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