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 기술의 마지막 보루, 자동차를 잡아라!’
IT업체들이 자동차 텔레매틱스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텔레매틱스는 굴뚝산업의 대표주자 자동차와 첨단 이동통신 기술의 만남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뛰어넘어 향후 유비쿼터스 시대에 우리 생활에 일대 혁명을 가져다 줄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길안내 등 안전운전 도우미로 처음 등장한 이후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이제 길치(?)들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향후 모바일 오피스, 비행기의 블랙박스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텔레매틱스란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 의 합성어로, 실시간 교통정보에서부터 길안내 생활정보 긴급구난 원격차량진단 인터넷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자체 정보센터의 상담원이 전화를 대신 걸어주거나 식당을 찾아주는 비서 역할까지 한다.
◇“텔레매틱스, 이업종 융합의 실험대”=현재까지 텔레매틱스 시장의 장미빛 미래를 부정하는 이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미 세계시장에서 검증된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동통신 기술을 비롯 DMB 시대개막, 주 5일 근무제 확산에 따른 레저활동 증가는 텔레매틱스 산업활성화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연간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750시간으로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향후 시장은 기존 운전자 중심의 정보제공서비스에서 한 단계 나아가 탑승자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수요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지방 출장이 잦거나, 자동차 이동이 많은 비즈니스맨들의 경우 자동차를 달리는 모바일 오피스로 꾸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오는 2007년 현재보다 무려 30배 이상 늘어난 3조2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총 7조353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3만명 가량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단말기 시장도 지난해 2200억원에서 올해 3500억원, 2006년 5200억원, 2007년 6900억원으로 연평균 46.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인터넷, 이동통신, 음성인식 기술 발전에 힘입어 빠르게 진화될 될 것으로 예상했다.
3세대(3G) 이동통신 및 음성인식 기술이 발전하는 2005년 이후에는 차량원격진단 서비스가 선보이고 자동차에서 각종 정보와 뮤직 영화 등 각종 콘텐츠를 이용하는 정보 콘텐츠 서비스, 보험 및 정비 등 다양한 응용서비스들도 등장할 전망이다.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라”=국내 이통사 및 자동차 회사들은 ‘꿈의 자동차’를 구현하는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대박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보통신부도 최근 ‘텔레매틱스 서비스 고도화 전략’ 수립에 착수하면서 시장활성화를 위한 정책개발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정통부는 제주도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사업과 세제혜텍 등을 통해 수요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기초체질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중소 텔레매틱스 단말기 제조사들과 솔루션, SI업체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올해를 수출시장 개척의 원년으로 만들어간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텔레매틱스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약 100여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합종연횡 가시화”=국내 시장은 크게 자동차 회사가 주도하는 비포마켓(Before Market)과 이통사들의 애프터마켓(After Market)으로 구분된다.
비포마켓은 자동차 회사들이 단말기 및 키트를 자동차 출고 전에 장착한 뒤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시장이며 이와 반대로 애프터마켓은 운전중인 차량을 대상으로 단말기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시장에서 통신사와 자동차들은 최근 각각 애프터마켓과 비포마켓에서 경쟁과 함께 협력을 강화하면서 시장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레이스를 본격화 하고 있다.
특히 남중수 사장이 텔레매틱스협회장에 취임한 KTF는 가장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F는 지난달 현대·기아차와 텔레매틱스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지금까지 LG텔레콤의 2.5세 대망(cdma 2000 1x)을 통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해왔다. 하지만 텔레매틱스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데다 속도가 따라주지 않아 파괴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KTF와 텔레매틱스 서비스 관련 제휴를 체결하면서 현대기아차는 KTF의 동기식 3세대망(cdma 2000 1x EV―DO)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의 경우 휴대전화 단말기를 통해 자체 텔레매틱스 서비스 네이트 드라이브를 제공하고 있고 르노삼성자동차 등과 제휴한 상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를 LG텔레콤에 이어 KTF에 빼앗김으로 써 다급한 입장이 됐다. LG텔레콤도 자신의 자리를 KTF에 내준 셈이 됐다.
쌍용차는 올 2월 에버웨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KTF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현 CDMA망 중 최첨단인 EVDO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텔레매틱스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사업을 준비중인 KT와 협력관계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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