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의 시장성’은 여전히 업계의 뜨거운 논란거리다. 이화산업의 ‘iubi PMP2020’을 시작으로 PMP가 쏟아지던 것이 작년 9월이니, 근 10개월간 고민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는 것이 한 가지 있다. PMP의 실제 모습만 달라질 뿐, 기본적인 기능은 계속해서 진화 발전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예전에는 PMP가 단순히 동영상과 MP3 음악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스탠드얼론형 디바이스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내비게이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인터넷을 지원하는 통신 단말기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DMB단말기를 개발하려는 회사들조차 PMP 기능을 적용할 예정인데, 이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단지 가격이 20만원대까지 떨어지고, 배터리 재생시간과 LCD 사이즈 문제, 콘텐츠 문제가 해결된다면 PMP는 그 자체만으로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풍미할 ‘당당한 주자’가 될 것이다.
◇올인원=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이동식 USB 저장장치, 동영상 재생, 페인터 등 웬만한 기능들은 모두 PMP에 내장돼 있다. 20GB 이상 고용량을 지원하는 특성상 앞으로도 기능 추가는 무한히 이뤄질 수 있다.
최근 대표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것이 내비게이션이다. 윈도CE 기반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들을 리눅스나 Non-OS 기반으로 포팅하는 것이 문제지만, 내비게이션은 10∼20대 소비층을 주머니가 두둑한 30대 이상층으로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PMP와 내비게이션은 기존의 내비게이션 단말기와 달리, 풍부한 용량 덕택에 1GB 이상 지도 맵을 저장할 수 있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 통신과 결합되면서 교통정보와 시설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는 텔레매틱스 단말기로 전환될 가능성도 크다.
◇걸어다니는 TV=올 연말경 지상파 DMB서비스에 맞춰 DMB모듈을 장착한 PMP가 쏟아질 전망이다.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TV’를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DMB단말기만으로는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PMP나 휴대폰에 탑재될 확률이 높다. 그 중에서도 휴대폰은 액정이 커지는 데 제약이 있어서 화면 사이즈가 큰 PMP가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휴대폰과의 승부 여부를 떠나, DMB는 PMP의 약점인 콘텐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군’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통신 단말기로 진화=모바일 컨버전스 경쟁은 보통 휴대폰과 PMP의 격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모든 디지털 기기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광대역을 커버하는 새로운 무선통신 기술이 접목될 경우 통신 단말기로도 충분히 활용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디지털큐브나 이화산업 등 선발업체들은 와이브로, HSDPA 등 무선통신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실제 모습은 내년에나 나타나겠지만 PC에서 내려받아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장소 어디서건 원하는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워크맨과 휴대폰 이후 가장 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겠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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