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우회상장’ IT기업들이 뜨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IPO)를 거치지 않고 상장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른바 ‘뒷문 상장(backdoor listing)’한 IT기업들이 합병 후 실적개선 가시화에 힘입어 몸값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과거 머니게임으로만 여겨지던 우회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는 동시에 우량 장외기업이 부실한 장내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어 향후 우회상장에 대한 관심은 가속될 전망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블루코드테크놀로지. 회사의 주력사업은 반도체장비지만 지난 2003년말 장외기업인 디지털음악서비스업체 뮤직시티가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코스닥의 스타주로 부상 중이다.
외관상으로는 뮤직시티가 자회사이지만 뮤직시티의 최대주주 및 대표가 블루코드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동시에 회사 대표로도 취임함에 따라 사실상 뮤직시티가 블루코드를 통해 우회상장한 경우다.
블루코드는 이후 도레미미디어를 인수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뮤직시티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올 들어서만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에는 제로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1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장외기업인 IT솔루션업체 인터정보와 흡수합병된 하이켐텍도 최근 두 달 사이 주가가 4배 가까이 급등했다. 가스기기업체였던 하이켐텍은 합병 후 주력 사업을 IT솔루션으로 개편한 뒤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급등세다.
비에스이홀딩스도 관심 대상이다. 비에스이홀딩스는 지난 2월 상장사인 IT솔루션업체 디지탈캠프가 장외기업인 휴대폰용 마이크로폰업체 비에스이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IT사업 지주회사로 변신한 기업. 회사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진 않고 있지만 주식교환 이전에 비해서는 다섯 배 가까이 오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지난해 5월 우성식품(상장)과 디지털가전업체 넥스티어(비상장)가 합병해 IT업체로 거듭난 우성넥스티어의 실적개선이 돋보인다. 합병 전 우성식품의 누적손실액은 230억원에 달했으나 합병 후 우성넥스티어는 강력한 구조조정에 힘입어 2004회계연도(2004년4월∼2005년3월)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부실기업의 뒷문상장과는 달리 우량 장외기업이 상장할 경우 긍정적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하고 “하지만 M&A 기대감만으로 1차 상승한 후에는 반락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기업가치 변화에 대한 꾸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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