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M 특허로드맵은 국내 중소 휴대폰 업계가 해외 업체와의 특허 분쟁에서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인터디지털·지멘스 등 글로벌 연구개발 전문기업과 휴대폰 전문 제조기업들로부터 특허공세를 받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달리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상호인정) 체결을 위한 대응특허를 보유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그동안 특허압박이 강화되면서 적잖이 속앓이를 해왔다.
◇의미=GSM 휴대폰 특허에 관한 바이블인 로드맵 완성으로 국내 기업들은 특허침해 가능성이 있는 회사와 기술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국내 중소 휴대폰 제조사들의 해외시장 공략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GSM 휴대폰 핵심특허를 보유한 선진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한국 업체들의 시장진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경제적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경고장을 발송하면서 특허침해 주장을 빈번히 제기해 왔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독일 지멘스가 이노스트림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면서 기가텔레콤, 벨웨이브 등 중소 휴대폰 업체들의 유럽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리는 등 적잖은 악영향이 발생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특허소송에 대비한 충당금을 7%까지 높이면서 대응책을 강구중이다.
◇내용=로드맵에는 GSM의 본고장 유럽을 비롯해 미국·일본 등 주요 수출시장에 출원된 기반기술 현황 및 분쟁사례가 자세히 소개됐다. 특히 다중접속기술, 무선용량증대기술 ,데이터 서비스 효율증대 기술 등 휴대폰 제조를 위해 필수적인 표준화된 기반기술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기반기술은 특허분쟁에서 대응특허를 보유하지 않은 국내 기업들이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어떤 특허기술들이 있나=특허분쟁 가능성이 예상되는 기반기술로는 무선 데이터 전송·압축 및 신호의 복조·변조기술 등이 꼽히며, 휴대폰의 멀티미디어화의 영향으로 MP3·MPEG4 등 오디오 동영상 기술에 대한 특허공세도 예상된다. 여기에다 WCDMA 단말기의 경우 퀄컴의 CDMA칩 사용에 따른 솔루션, 회로기술에 대한 특허소송 발생 개연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무선장비 내수구조와 관련된 42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인터디지털은 지난해 에릭슨, NEC로부터 총 330만달러의 로열티를 거둬들인 뒤 총구를 한국기업으로 돌리고 있다. 인터디지털은 삼성전자에 더 높은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맵에는 또한 GSM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지멘스·에릭슨·알카텔·모토로라·노키아 등 5개 기업의 GSM·GPRS·WCDMA 등 2∼3세대 이동통신 특허 분석과 GSM 선진기업의 지적재산권 전략이 제시돼 있다.
GSM 휴대폰의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미국의 특허 및 소송제도와 국제특허분쟁 단계별 대응방안도 담겨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GSM 단말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파악한 뒤 특허소송을 피할 수 있는 공백기술 및 회피설계 방안을 강구할 수 있게 됐다.
해외 기업들의 특허 독점으로 우리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특허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특허매입이나 공동 로열티 협상 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망 및 시사점=GSM 휴대폰 국제특허분쟁에 대한 인식제고에 따라 정보통신분야의 특허분쟁 예방과 효과적 대응전략 수립을 통한 로열티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삼성전자·LG전자를 포함한 국내 모든 휴대폰 제조사는 해외 기업들과 특허료 협상을 진행중이며, 특히 3세대 WCDMA 시장 진출과정에서 지적재산권 공세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브이케이 관계자는 “과거 특허소송 경험이 없었던 기업들에 이번 로드맵과 특허기술 관련 내용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배심원 재판 방식으로 진행되는 미국 기업과의 소송에서는 상당히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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