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포스트PC 시대`](2)표준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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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 하면 쉽게 떠오르는 게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다. 이들 제품은 성능·처리 속도와 같은 ‘기술’ 위주다. 반면 포스트PC는 ‘인간’ 중심이다. 한마디로 차세대PC는 사용자 중심으로 사용하기 편리하고 네트워킹이 가능한 컴퓨팅 기술과 디지털 정보기기를 일컫는다.

 유승화 아주대 교수는 “기술의 융합화, 정보기기의 소형·경량화 추세로, 보다 사용이 편리하고 착용 가능한 인간 중심의 컴퓨팅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며 “차세대 PC는 앞으로 각 산업 현장과 패션·의류 등 각 부문에 맞게 기능화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PC는 사무실과 공부방에 있는 ‘쓸 만한’ IT 제품 수준에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인’ 디지털 도구로 새롭게 자리매김한다는 얘기다.

 이미 유수의 글로벌 IT기업은 오래 전부터 차세대 PC의 표준과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을 벌여 왔다. 먼저 플랫폼 분야에서는 2000년 초부터 필립스·AT&T·엡손·아디다스 등이 ‘i웨어(i-Wear)’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컴퓨터 플랫폼, 바이오 센서, 의류와 섬유 소재 등 ‘스마트 섬유’의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비전 그룹도 앞으로 PC의 초점이 이동성과 소형화로 맞춰 질 것으로 보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괄하는 새로운 플랫폼인 ‘이지 리빙’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소니도 IT기술의 연결 축을 PC·PDA·디지털TV(셋톱박스)·게임기 등 크게 4가지 제품으로 보고 이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놓은 상황이다.

 포스트 PC의 입출력 분야에서는 ‘퍼스널 컴퓨터’의 원조인 IBM이 가장 앞서 가고 있다. IBM은 사무실의 벽, 책상, 테이블, 그림 등 주변 환경을 활용해 자유롭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입출력 기술 개발을 위한 ‘모든 곳에 디스플레이(everywhere display)’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표준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도 오감 인식 기술에 기반을 두고 냄새와 촉각을 전달할 수 있는 지능형 정보 단말기를 NTT와 노키아 등과 연구중이다.

 차세대 PC의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인 인터페이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MIT 미디어 랩은 TTT(The Things That Think)’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오감 정보 처리 기술을 접목해 사물·기계·동물과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 기반 감성 컴퓨팅 원천 기술을 확보해 산업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파일럿 단계의 시제품을 통해 표준화를 시도중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키보드와 마우스 없이 허공에서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문자 입력이 가능한 착용형 키보드 ‘스커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밖에 대양이앤씨·디오컴 등에서 웨어러블 컴퓨터 개념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지만 아직 선진국과 비교해 상당한 기술 격차를 보이는 상황이다.

 정통부 유회준PM은 “국내는 주로 PDA·스마트폰 등 개인 휴대 정보 단말기 위주로 차세대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그나마도 대기업 중심”이라며 “통신뿐 아니라 인터넷·엔터테인먼트·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표준에 대한 연구 개발이 같이 이뤄질 때 차세대 PC 분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