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자리잡은 80여년 전통의 경복고등학교(교장 최오규). 이 학교 3학년 10반 37명의 학생들은 무선랜 기능을 지원하는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한 대씩 지니고 있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무선랜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 EBS 동영상 콘텐츠를 자신의 PDA에 내려받아 학습교재로 활용한다. 지난달 11일부터 교육인적자원부의 유비쿼터스(u)러닝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아직 시범사업 초기 단계이다 보니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예상보다 높은 규모의 트래픽으로 인해 통신망이 불안정하고 PDA 디스플레이창의 제한된 크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경복고의 u러닝은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고교생들처럼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다.
◇u러닝 도입=경복고는 지난달부터 3학년 10반 학생들을 중심으로 u러닝 시스템을 도입했다. 37명 학생들과 교과담당 교사 전원에게 무선랜 접속이 가능한 PDA가 지급됐다. 교실은 물론 교내 곳곳에 무선랜 액세스포인트(AP)가 설치됐으며 신청자에 한해서 가정에도 AP가 구축됐다.
이에 앞서 경복고는 최오규 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u러닝 연구 조직’을 꾸렸다. 연구조직은 △연구기획분과(시범학교 운영, 협의회 개최) △실행적용 분과(교육과정분석, PDA 활용 교수 및 학습 과정안 개발) △기술운영분과(시스템 정비, 정보수집 및 처리) △협력평가분과(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협력, 결과 평가 및 분석) 등 4개 분과를 구성했으며 KT·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위원으로 참여했다.
학습 콘텐츠는 EBS 수능강의 중 선별했으며 학생들이 학습과 무관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한 유해사이트 차단프로그램을 모든 PDA에 설치했다.
◇u러닝 이용현황 =시범학급으로 지정된 3학년 10반 학생들은 u러닝 시스템 도입 이후 자율학습 시간 등을 통해 틈틈이 EBS 수능강의 콘텐츠를 PDA를 통해 반복 학습한다. 특히 듣기 학습이 중요한 영어학습의 경우 PDA의 효용도는 더욱 커진다.
이달 말부터는 u러닝시스템이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연동될 예정이어서 u러닝의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경복고는 LMS를 통해 학생 개개인별로 학습 할당량을 부여한 후 이를 수행했는지 여부를 계속 확인해 통보할 예정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학생들에게 지급된 PDA를 기반으로 이뤄지며 추후에는 학부모에게도 학습진도에 관한 내용을 통보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경복고는 현재 시범학급에서 배제된 학생들을 위해 관련 학습 콘텐츠를 모두 학교 서버에 올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PC 등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u러닝은 진행형=‘첫 술에 배부르랴’는 말처럼 이제 한달 남짓 지난 경복고의 u러닝은 진행형이다.
도입 초기에는 통신망 구축을 놓고 혼선을 빚었다. 당초 시범학급 교실에 AP 2대 정도면 모바일 학습환경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교사를 포함해 4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동시에 무선랜에 접속하니 네트워크가 단절되기 일쑤였다. 이후 부랴부랴 AP를 6대로 늘리는 등 총 50여대의 AP를 교내에 설치했지만 아직 건물 구내에서 접속은 원활하지 않다.
향후 u러닝을 전체 학생 대상으로 실시할 경우에 대비한 예산 확보도 걸림돌이다. 경복고의 학급 수는 52개. 시범학급 상황을 감안하면 교실 인원 수용을 위해서만 총 312대의 AP가 필요하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무상으로 제공됐지만 시중 가격이 70만원에 달하는 PDA 확보도 난제다. 이 외에도 PDA의 특성상 디스플레이창이 작아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한정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인터뷰-이옥근 경복고 연구부장
“u러닝은 유비쿼터스(ubiquitous) 학습환경인 동시에 학생들을 학습으로 ‘이끄는(urging)’ 수단이기도 합니다. u러닝을 통해 학생들이 언제어디서나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사교육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복고등학교의 u러닝 시범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옥근(53) 연구부장은 u러닝의 필요성에 대해 확신했다. 비록 시행초기라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u러닝은 학생은 물론 교사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학습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면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학원에 가는 수고를 덜을 수 있다”며 “모바일 학습관리시스템을 통해 성과평가 및 학습진도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 간에 보다 밀접한 관계 형성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아직은 개선해야 할 점이 더 많다는 게 이 부장의 생각이다. 모바일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고 학습 콘텐츠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특히 u러닝과 e러닝의 결합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 한해 동안 u러닝 기반 구축에 힘쓴 후 내년부터는 모바일용 콘텐츠와 데스트탑PC용 콘텐츠를 상호 보완재료로 사용할 방침이다.
90년대 EBS방송의 대표적인 영어 강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이 부장은 3년째 서울지역 정보통신기술(ICT)활용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u러닝을 통한 새로운 학습환경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이 부장은 “u러닝은 학생들에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도 새로운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주의e러닝 코스
*현대 사이런-건설아카데미
현대사이런(대표 김중웅 http://www.cy-learn.co.kr)은 제약산업, 디자인사업, 유통·물류산업 등 산업별 특화교육을 e러닝을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건설아카데미’는 이 회사의 건설산업 특화 브랜드다.
지난해 4월 현대건설에 대한 e러닝 시공기술사 자격과정을 시작으로 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금호건설·풍림산업 등 20여개 국내 대형 건설회사를 대상으로 시공기술사 자격과정을 운영했다. 올해도 1500여명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사이런의 시공기술사 자격과정은 현대건설의 교육 개설 요청에 이어 오프라인 시공기술사 자격시험 분야 유명강사들이 과정 개발에 참여하면서 탄생했다. 시공기술사 자격과정은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암기사항은 대부분 쉽게 암기할 수 있도록 비주얼화했다. 인터넷이 접속되지 않을 때도 교육 내용을 활용할 수 있도록 MP3 다운로드 기능도 제공한다.
또 과정 개발에 참여한 유명강사들이 직접 사이버튜터로 참여해 학습활동을 지원한다. 건축·토목 각 2개월 과정의 교육비가 14만원으로 오프라인 시공 기술사 자격과정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다.
이 회사는 시공기술사 자격증에 이어 지난 3월 건설 산업을 대상으로 e러닝 ‘건설아카데미’를 확대 개설했다.
건설아카데미는 자격 과정 외에 건설업 현장관리 과정인 건축·토목공무과정, 노무관리과정, 안전관리과정, 환경관리과정(4과정/각1개월)을 운영 중이다. 오는 9월에는 부동산디벨로퍼과정(기본/심화 각 1개월)을 개설해 건설회사 직원교육은 물론, 주부 등 일반인도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사이런 유일한 상무는 “현대건설의 요청에 의해 시공기술사 자격과정을 개발한 것으로 출발한 건설아카데미가 이제는 건설산업의 다양한 직무영역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현대사이런이 명실상부한 건설산업 특화 교육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연계한 블렌디드 러닝을 적극 도입해 건설직무교육의 저변확대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문의>(02)562-0602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