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新서비스]TPS-통신사업자·SO 영토 선점 `각축`

 유무선통신시장과 케이블방송시장은 TPS를 경쟁의 핵심키워드로 하는 ‘열국지’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성장침체의 덫에 걸린 통신사업자와 성장의 모멘텀을 찾는 케이블사업자들은 각각 TPS의 고지를 선점하려는 경쟁에 주력하고 있다. 전화, 인터넷, 방송 세가지 서비스를 한 사업자가 동시에 제공하는 TPS는 사업자들에게 △통신·방송 신규 시장 교차진입 △가입자당 매출 확대 △기존 가입자 대한 록인(lock in) 등의 효과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과 파워콤은 초고속인터넷과 전화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에 방송서비스를 포함시키는 것이 목표다.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하는 파워콤은 TPS로 3년내 13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파워콤과 데이콤은 각각 TPS사업단과 컨버전스 사업부를 신설, 자원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한편 BSI와 함께 디지털방송을 제공해 방송서비스의 품질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하나로는 두루넷 인수를 통해 확보한 안정적인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TPS를 제공하면서 인터넷전화 제공을 통한 요금의 차별성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로는 중앙MSO와의 협력을 통해 90만 가입자에게 TPS 공급 체계를 갖추는 등 50여개 케이블방송사업자(SO)와의 제휴를 통해 영토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파트 지역에선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주택지역은 케이블방송(SO)과의 묶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로, 파워콤 모두 전국단위 TPS 구현을 위해 태광계열, 씨앤앰, CJ케이블넷 등 주요MSO와의 협력을 최대 관건으로 보고 있다.

유선사업자들은 그러나 SO와의 협력을 통한 TPS 진입과 동시에 인터넷망을 이용해 직접 방송콘텐츠를 제공하는 IPTV의 상용화 기회를 틈틈히 엿보면서 SO와의 대립전선도 함께 형성하고 있다. 댁내까지 광통신이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FTTH로 서비스망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다채널 방송을 직접 제공하는 TPS주도권 독점을 모색하는 것. LG경제연구소는 2009년께 200만 명 이상의 가입자 확보가 가능한 IPTV 시장에서 기존의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통신사업자들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SO들도 통신사업자에 협력과 견제를 병행하고 있다. SO들은 상호 연대를 통해 최근 인터넷전화인 케이블폰을 앞세워 시장에 직접 진입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O연합회의 중심으로 태광계열MSO, 씨앤앰커뮤니케이션, CJ케이블넷 등 주요 MSO들이 참여하는 케이블폰 서비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 댁내 모뎀에 인터넷전화 기능을 추가한 뒤 각 지역내 협력 SO가입자들간 무료통화를 제공할 경우 기존 시내전화 시장에 적지 않은 위협요소가 될 전망이다. 특히 통신사업자에 비해 1만 원 가량 저렴한 초고속인터넷 요금으로 지난 수년새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순증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해온 SO의 기세가 인터넷전화를 계기로 TPS시장에 까지 발을 들일 경우 통신사업자와의 일대 격전이 예상된다.

유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는 시내전화 지배적사업자로 지정돼 있어 묶음 상품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KT는 그러나 IPTV,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등과의 시너지효과를 틈틈히 노리고 있으며 와이브로 서비스 상용화와 함께 무선TPS(와이브로·무선랜+PCS+DMB) 시장에도 발을 깊숙히 들이고 있다. 이 시장에선 무선인터넷(WCDMA, EVDO, 와이브로), 음성통화, 위성DMB의 결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SKT와 지상파·위성DMB, 무선인터넷, 음성통화를 준비중인 KTF, LGT도 한바탕 격전을 준비중이다.

전문가들은 TPS 시장의 관건으로 묶음 서비스 제공이 수월치 않은 제도를 꼽고 있다. IPTV의 경우 정통부와 방송위간 이견으로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한 TFT가 별다른 성과없이 마무리됐으며 이후 규제·정책 일원화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이에 따른 통신·방송 사업자간 갈등으로 협력모델 도출에도 강력한 변수가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비스의 컨버전스 추세로 TPS가 일반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사업자간 협력, 규제완화, 단말기 및 콘텐츠 확보 경쟁력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단순히 한 사업자가 3개 서비스를 묶음 형태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 극대화를 토대로 추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전향적인 전략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