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통신과 방송·금융 등의 결합을 의미하는 컨버전스의 신(新) 서비스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해와 올해를 기점으로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차세대 서비스로 일컬어지는 3세대(G) 이동통신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통신과 방송은 물론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이 하나의 단말기 안으로 들어오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초고속하향패킷접속(HSDPA)·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와이브로·IPTV·인터넷전화(VoIP)·텔레매틱스 등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서비스들이 속속 선보이거나 선보일 예정이다.
손 안으로 들어오는 신 서비스의 지평은 ‘코리아’가 열였다. 정부는 IT839라는 신성장 동력으로 차세대서비스를 선정, 화답했으며, KT·SK텔레콤 등 통신서비스 사업자, 삼성전자·LG전자 등 장비개발업체, ETRI 등 연구기관, 방송서비스 사업자들은 서비스기반 투자와 제품 개발에 속속 가세했다.
이에 따라 3.5세대 서비스로 일컬어지는 HSDPA·와이브로 서비스의 경우 SK텔레콤·KTF·KT 등 우리나라 통신서비스 업체들이 세계 첫 서비스에 나설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 연말까지 WCDMA를 포함한 HSDPA 서비스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누적 금액으로 1조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미 WCDMA·HSDPA 데이터서비스를 위해 정액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새 요금제도도 천명한 상태다. KTF도 HSDPA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LG텔레콤도 3.5G시장 진입을 위해 제도 변경 요구를 시사하기에 이르렀다.
3세대∼3.5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WCDMA·HSDPA 서비스가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제공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다만, WCDMA 서비스는 우리나라 사업자들도 나서고는 있으나 일본의 NTT도코모와 이탈리아의 허치슨 등이 이미 앞질러 나갔고, 연말부터는 보다폰·오렌지·O2·텔레포니카·싱귤러 등 유럽과 북미 이동통신사업자들도 나설 계획이다.
와이브로 서비스도 세계 처음으로 국내 통신사업자인 KT에 의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KT는 아예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연을 하고, 올 4분기부터 설치에 들어가 내년 1분기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범서비스 및 상용서비스(내년 4월 예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위성DMB는 이미 TU미디어가 세계 첫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이미 이달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가 내달부터는 본격적인 유료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지상파DMB 서비스도 이르면 7월부터는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 준비해야 할 사항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6개 지상파DMB 서비스 사업자는 위성DMB와의 경쟁을 의식, 좀더 속도감 있게 서비스 제공을 추진할 전망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네트워크 고도화가 진전되면서 IPTV의 서비스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부처간 정책적 이견이 해소돼야 하는 상황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IPTV서비스 사업이 케이블TV사업자와 통신서비스사업자들이 준비하고 있어 조만간 서비스가 실현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이미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고, 이동통신서비스·유선통신사업자들도 방송과 초고속인터넷에 이어 인터넷전화(VoIP)까지 통합한 완전한 TPS를 모색하고 있으며, 유선 통신사업자들은 음성통화에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한 이후 IPTV를 통한 방송서비스 제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도 날개를 달았다. 정부가 IT839의 신성장동력 산업의 하나로 지정하면서 예고된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문화와 접목되면서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단순한 교통정보를 제공하던 초기의 기능을 너머 카인포테인먼트(Car-infotainment)를 지향하면서 자동차를 가정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신생활 공간으로 창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비·단말기 업체들도 신서비스 시대의 개화를 견인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대표주자들이 HSDPA·와이브로·DMB 장비·단말기를 개발, 상용화를 완료했으며, 팬택계열·SK텔레텍·유비스타·디지프렌즈·현대오토넷·현대디지털테크·에어브로드밴드·GT&T·테스콤·영우통신 등도 각종 차세대 장비 개발을 마무리했다. 케이엠텍·한국단자공업·CIS테크놀로지·엠시스 등도 한 몫을 했다. 지멘스·주니퍼 등 다국적기업들도 거들고 나섰다. 바야흐로 세계 통신·방송·IT업계가 한국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신규서비스는 앞으로 IT서비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09년까지 13조원 규모로 확대됨은 물론 생산유발효과 456조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03조원(2010년)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경쟁국에 한발 앞서 새로운 IT서비스를 도입, 미개척 IT시장과 산업을 선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IT를 통해 우리 국민경제와 국가발전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규 융합서비스가 조기에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 국민 편익 증진에 힘을 모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