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외국계 컨설팅사의 핵심 컨설턴트로 국내 기업의 경영혁신(PI) 프로젝트를 전담했던 변명섭 이사(44)가 동국제강 CIO로 그 역할을 바꿨다.
그룹 창립 50년 만에 올해 처음 신설한 최고정보화책임자(CIO)직을 맡게 된 변 이사는 흔한 우스갯소리처럼 ‘을에서 갑으로 바뀐 신분 상승‘의 변화를 즐길 여유도 없다. 전략경영실 산하 전략기획팀장이자 PI추진본부 부본부장으로서 ‘그룹 IT 인프라 통합과 시너지 효과 창출’이란 최대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7월까지 일정으로 세부 추진 방식 수립 작업이 시작됐으니, 이미 활 시위는 당겨졌다.
“통합을 이용한 시너지 효과 창출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문제는 소극적 방식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조직화를 통한 적극적 방식으로 할 것이냐의 문제겠지요.” 역시 모기업인 동국제강의 IT인프라 운용 방식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동국제강 단일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닌 그룹 차원의 IT통합을 바탕으로 한 운영방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또 그만큼 복잡하다.
업계 최고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동국제강의 IT 아웃소싱 이후 선택에 대해 변 이사는 일단 원론적으로 답한다. 관계사 IT인프라를 통합한다는 원칙만 세워졌을 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것부터 전문 자회사 설립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 변 이사는 “변화된 조건과 그룹이 추구하는 방향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변 이사는 “어쨌든 통합이 최고의 키워드”라며 “선발 기업 수준으로 전 계열사의 IT수준을 상향평준화하는 형태로 작업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한다.
PI 작업은 1, 2기로 구분돼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을 비롯한 제조업종에 필요한 생산스케줄링시스템(APS),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을 2006년말까지 동국제강에 우선 구축하고, 2007년부터 관계사로 확대하는 2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변 이사는 “흔히 PI를 말하면 비용이 얼마나 소요되는지를 묻지만, PI를 하면 얼마나 벌 수 있냐는 질문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정량적인 목표치를 기반으로 한 PI 추진 의지를 밝혔다. 특히 선발 기업 벤치마킹에 대해 변 이사는 “중요한 일이지만 자사만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조직 내부에서 이를 공유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