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방송위원회가 10개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사업자(t커머스 사업자)를 선정한 데 이어 지난 20일 관련 사업자 간 첫 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진행하는 ‘t커머스사업자 실무 협의체(가칭)’를 구성키로 전격 합의했다. 협의체의 간사는 5개 TV홈쇼핑을 대표해 GS홈쇼핑과 5개 t커머스 신규업체를 대표해 하나로텔레콤 등 2개 업체가 담당키로 했다.
이번 모임에서는 협의체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함께 최대 현안인 t커머스 사업화에 대한 각사의 의견을 수렴, 방송위에 건의키로 했다. 6월 시험방송을 앞둔 가운데 이뤄지는 경쟁 사업자 간의 실질적인 의견 교환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t커머스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5개 TV홈쇼핑 업체들과 5개 신규 t커머스 사업자간 힘겨루기가 팽팽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t커머스 사업자 팀장급 관계자는 “일부 업체간 모임은 있었으나 10개 사업자가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첫 시도”라며 “업체간 처해진 입장차이가 워낙 커서 협의체를 통한 공통된 의견 수렴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플랫폼 개방이 최대 쟁점=t커머스사업자 실무 협의체에서 논의될 주요 현안은 △플랫폼 개방 △음향·소개방송 허용 △수익모델 △표준화 등이다.
이 중에서도 ‘플랫폼 개방’이 최대 쟁점. 플랫폼은 t커머스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디지털방송을 뜻한다. 현재는 지상파 방송보다는 올해 일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 케이블방송이 그 대상이다. t커머스 10개 사업자 중 SO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GS홈쇼핑·CJ홈쇼핑·현대홈쇼핑 등과 국내 최대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인 태광MSO가 참여하고 있는 아이디지털쇼핑 등은 t커머스업체에 비해 시범서비스 시행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우리홈쇼핑, 한국농수산방송은 물론 나머지 사업자들 대부분이 SO들에게 시범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문호 개방을 요청해야만 한다. 그러나 사업자들과 지분 관계가 있는 SO들은 계열사에 우선권을 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쉽게 개방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결국, 플랫폼 확보 유·무는 초기 t커머스 시장의 선점 싸움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되는 셈이다. 실무 협의체에서는 이같은 플랫폼 개방을 놓고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벙어리 방송되나=또 다른 굵직한 쟁점 사안은 ‘음향·소개방송의 허용’이다. t커머스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방송위와 5개 TV홈쇼핑 사업자들은 t커머스 방송에서 당분간 음향과 쇼호스트 등의 소개방송은 금지토록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TV홈쇼핑사들은 현재 아날로그 쇼핑방송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해 이같은 주장을 해왔다.
이에 반해 5개사를 제외한 t커머스 사업자들은 “음향 등이 빠진 벙어리 t커머스 방송은 기존 TV홈쇼핑 방송의 텍스트 기반의 보조수단으로 전락하는 셈”이라며 “실질적인 사업화를 위해 공론화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협의체에서는 t커머스 사업을 통한 구체적인 수익모델 구축을 위한 의견을 모으는 한편 현재 각 플랫폼별로 구성된 데이터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표준화’ 추진 방안도 함께 논의키로 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