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목에서든 프로라 하면 그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의미한다. 프로는 그 일이 바로 자신이 살아가는 수단이기에 그 방면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렇기에 어떤 종목에서든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와 그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프로는 현격한 수준 차이가 난다.
바둑이나 골프, 볼링, 테니스 등 일상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종목이 그러하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사실을 모두가 인정하기에 프로는 프로로서 자존심이 있고, 아마추어는 수준 차이를 알고 있기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프로와 함께 게임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설혹 게임을 하더라도 아마추어에게 어느 정도의 어드벤티지가 주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단 한 종목, 아마추어가 프로를 별로 겁내지 않고, 또한 프로의 실력을 인정해 주는데도 인색하며, 함께 게임을 하더라도 아무런 어드벤티지가 없는 종목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포커게임이다. 다시 말해 포커 게임에서는 배운지 한달 밖에 안되는 초보자가 세계챔피언과 같은 조건에서 게임을 하고, 또 그것을 모두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짧은 시간의 게임에서는 세계챔피언이 한달밖에 안된 초보자에게 반드시 이긴다고 장담 할 수 없는 게임이 바로 포커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최고의 포커 대회 월드시리즈에서는 무명의 아마추어 선수가 쟁쟁한 프로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포커게임에는 실력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포커게임에도 어느 게임 못지않게 실력이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짧은 시간의 게임에서는 아무리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좋은 패가 와주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것이 바로 포커 게임만이 가진 특징이다. 그렇기에 실력이 부족한 하수도 잠시 동안만 행운이 따라주면 얼마든지 고수를 이길 수 있다.
포커 대회는 정해진 칩으로 짧은 시간에 우승자를 가리는 게임이기에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가능성은 높을지언정 반드시 우승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단시간의 게임에 한한 이야기일뿐, 게임 시간이 길어지면 하수는 고수에게 이기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단시간의 게임은 행운이나, 불운에 의해 승패가 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행운이 특정 사람에게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장시간의 승부는 역시 실력에 의해 결정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하수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에 결과가 항상 좋지 않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하든, 아마추어가 프로에게 이길 가능성이 가장 많은 종목 중 하나가 포커게임이라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른 종목에서는 아마추어가 프로에게 이긴다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못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의 게임에서는 아마추어가 프로에게 이길 수 있다는 사실, 이러한 점 때문에 게임에서 매일 패배하는 하수들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며, 이 점이 바로 포커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자 가장 무서운 함정임을 명심해야 한다.
<펀넷고문 leepro@7po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