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배우 김승우 만큼 바쁘고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
최근 톱스타 김남주와 결혼을 발표해 세간의 화제를 모은 김승우가 1년 여간 촬영한 영화 ‘천군’의 개봉을 앞두고 드라마 ‘내인생의 스페셜’을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결혼이나 일에서나 쉼없는 열정이 느껴지는 그런 배우다.
영화 ‘천군’은 ‘이순신 장군도 젊은 시절 방황하던 때가 있었다’는 다소 픽션이 가미된 사실에서 출발, ‘현세의 남북한 군인들이 한 때 방황하는 이순신을 만나 성웅으로 만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방황하는 이순신 역에 박중훈, 이순신 장군을 삶의 지표로 삼고 살아온 남한 장교 역에 황정민, 천재핵물리학자 공효진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 그의 역은 민족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는 투철한 애국심의 소유자 북한장교 강민길역이다.
“북한 장교로 나와요. 말투며 복장 등 준비할 것이 많았고 완벽한 사극은 아니지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부담은 좀 있었습니다.” 그는 평소 절친한 선배 박중훈의 추천과 시나리오의 기발한 상상력에 끌려 “지금까지 영화들과는 다르다고 판단해 ‘천군’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박중훈과 95년 ‘돈을 갖고 튀어라’ 이후 10년만에 다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와관련 그는 “출연 배우 모두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며 영화를 만드는 내내 즐거웠다”고 흥행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한 이미지를 풍기는 처진 눈꼬리와 달리 야망이 넘치는 눈빛, 날카롭지 않지만 남자다운 박력있는 콧날, 그리고 둥그스런 얼굴이 미남이라기보다 호남형이다. 무슨 말을 건네도 ‘허허’ 웃을 뿐 전혀 화를 낼 것 같지 않은 착한 이미지이지만 맡은 일과 자신의 인생에서는 독한 열정을 품고 살아간다.
아니나 다를까 활동에 잠깐 공백이라도 생기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날 듯 ‘천군’ 촬영을 마치자마자 새 드라마 ‘내 인생의 스페셜’을 택했고, 이달말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지난 2003년 ‘로즈마리’ 이후 1년 6개월만의 브라운관 복귀다. 15년차 베테랑 연기자인 그도 오랜만의 드라마 촬영에 설레이는 모습을 보였다.
‘내인생의 스페셜’의 박강호는 낮에는 강력계 형사로, 밤에는 룸살롱 일을 하며 짬짬이 보험 영업까지 겸하는 30대 남자. 지하철 화재사고로 아내를 잃고 이민을 가려하지만 기껏 모은 돈을 사기로 날린 후 인생관이 확 바뀌게 되는 역할이다.
장기간의 영화 촬영에 이은 결혼 준비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빡빡한 스케줄일텐데 차기작으로 연속극을 결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저 그런 멜로드라마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욕심이 생긴거죠. 제 나이에 맞는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겠다는 점도 생각했고요. 저부터 스스로 기대가 큰 작품입니다.”
말 뿐 아니라 눈빛에서도 출연작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연기를 하며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그는 나아가 연기를 통해 인생의 기쁨을 찾아가는 연기쟁이였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