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공 정보화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참여 업체가 없어 두 차례 연이어 유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간 각종 정보화 프로젝트 유찰 사례가 빈번했지만 동일 프로젝트가 업체 불참으로 두 차례나 유찰된 사례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가 ‘전파감시 고도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을 위해 조달청을 통해 실시한 2차 입찰 결과,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가 없어 자동 유찰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 1차 유찰에 이어 재공고 이후 재개된 2차 입찰마저 유찰됨으로써 사업자 선정 작업이 또 미뤄지게 됐고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1차 입찰 당시에 사업제안서를 준비했지만 마감 직전까지 고민하다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은 2차 입찰에서도 모두 참여를 포기했다.
‘전파감시 고도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총 401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오는 2008년까지 진행되는 장기 사업이어서 SI 업체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차례 유찰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 1차 입찰 때 사업 규모 대비 수행 과업 과다로 인해 수익 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일제히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2차 입찰 불참도 같은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는 입찰제안요청서(RFP)에 명시된 지능형 전파측정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파감시장비(70식) 도입 등 세부 과업 내용과 예산 간 현실성·합리성이 떨어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업체 관계자는 “공공사업의 경우 규모와 기간 등을 두루 감안해 일정 부분 출혈을 감수한 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고 실제로 대부분 그렇게 해 오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 프로젝트는 RFP대로 과업을 수행할 경우 출혈 정도가 아니라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수준”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두 차례 유찰에도 불구하고 중앙전파관리소는 조달청을 통해 조만간 재공고를 내고 입찰을 진행, 사업자 선정 작업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