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엔터테인먼트 행사인 ‘E3 2005’가 풍성한 성과를 거두고 지난 21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LA컨벤션센터에서 3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비즈니스가 즐거워지는 곳(Where business gets fun)’이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로 11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400여 게임업체들이 5000여종의 신작 게임과 관련 기기들을 선보였다.
이번 E3에서는 특히 세계 3대 게임기 업체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가 ‘플레이스테이션3(PS3)’ ‘X박스360’ ‘레볼루션’ 등 차세대 게임기를 일제히 공개하고 차세대 주도권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선언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와 웹젠 등 한국 게임업체들도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준 높은 신작을 선보이며 온라인게임시장의 변함 없는 주도세력임을 다시 한번 입증해 보였다. 전반적으로 한국업체들은 그 어느 해보다 세계시장 경쟁력 및 인지도 등에서 상당한 약진을 이뤘다는 평가다.
◇콘솔 게임기의 온라인화 가속과 새로운 기회 모색=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E3 개막 이틀전 나란히 발표한 ‘X박스360’과 ‘플레이스테이션3’는 보다 강력해진 온라인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X박스360’은 PC 그 자체의 진화라는 반응까지 얻기도 했다.
개막 하루전에는 닌텐도 마저 가세해 그동안 배제해왔던 인터넷 엑세스기능을 첨가한 ‘레볼루션’을 선보였다. 이로써 세계 3대 게임기의 차세대 모델은 게임구현 자체로서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온라인 네트워킹에서 첨예한 경쟁구도를 그릴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는 세계 게임타이틀시장의 흐름이 기존 스탠드얼론형 주류에서 네트워킹 지원을 통한 콘솔온라인 쪽으로 흐를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란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인지도 증폭= 행사가 열린 3일 내내 사우스홀 중앙에 마련된 엔씨소프트의 부스에는 전세계 관람객과 게임업체 관계자들이 북적였다. 온라인게임 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명성과 인지도가 빛을 발한 덕분이다. 여기에 ‘아레나넷’과 ‘시티오브빌런’ 등 해외에 정평나 있는 개발팀과 작품들을 두루 거느림으써 얻은 상승효과도 컸다.
웹젠 또한 주력차기작 ‘썬’의 주제 음악(OST)을 ‘반지의 제왕’의 음악을 감독한 세계적 작곡가 하워드 쇼어에 맡기면서 이름값 높이기에 톡톡한 성과를 거두었다. 행사기간동안 부스에는 연일 OST를 감상하려는 인파들이 몰렸다. 또 온라인1인칭슈팅(MMOFPS) 게임인 ‘헉슬리’도 비디오게임 같은 완벽한 그래픽과 서양에서 선호하는 1인칭 슈팅(FPS) 게임 요소가 잘 조화되면서 해외의 시선을 한국 온라인게임에 끌어들이는 주역이 됐다.
무엇보다 해외시장 코드에 맞는 게임 설계와 세계적 개발자 동원이 한국 온라인게임의 대외 브랜드 가치 상승과 직결된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 한국공동관 1000만달러 가까운 수출계약= 한국공동관으로 참가한 17개 업체의 수출상담 실적은 3일간 모두 7000만달러 규모에 달했으며, 이가운데 15% 가량인 941만달러가 정식 수출계약으로 맺어졌다. 지난해 수출계약액 466만달러 보다 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성공적인 결과는 예년과 달리 한국공동관이 올해에는 주 전시장인 사우스홀로 옮겨 설치돼 3일간 연인원 5만명의 바이어와 참관객이 다녀가는 등 전례없이 높아진 한국산 온라인·모바일게임에 대한 관심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일(한국시간)에는 한국 온라인·모바일게임을 세계시장에 소개하는 ‘네트워킹 콘퍼런스’를 열고, 엔씨소프트, 그라비티, 엠게임, 게임빌 등 200여명의 한국 관계자와 미국·유럽지역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남코, IGN 등 세계적기업의 관계자 100여명이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결실을 얻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