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9년 아날로그 방송을 끝내고 전면 디지털방송에 돌입하는 미국이 디지털 수상기를 마련하지 못해 이에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방안 마련에 나섰다. 미국 의회가 경제적 이유로 디지털TV를 구입하지 못하고 아날로그TV를 갖고 있는 국민에게 TV시청 권리를 유지해 주기 위해 컨버터 구입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로이터·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아날로그 방송 종식후 아날로그 TV보유자들에게 디지털TV 보조금을 지급할수 있도록 관련 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최근 개최된 공청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위성 및 케이블방송에 가입하지 않은 저소득층 아날로그 TV시청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되는 2009년 이후에도 디지털TV를 구입하지 못한 저소득층은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컨버터를 구입, TV시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양당은 보조금 지급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인 반면 지급 범위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에드 마키 공화당 의원은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면 수백만대의 TV가 디지털 방송 수신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디지털 방송을 아날로그로 다시 바꿔주는 기기를 50달러 가량 들여 구입해야 하므로 국민에게 ‘TV세금’을 부과하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키 의원은 “그러나 아직까지 연방 예산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제한적으로 지급할 것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에 가입하지 않고 안테나만으로 TV를 시청하는 2050만가구 모든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했다. 민주당은 방송사들이 디지털방송으로 완전 전환하면서 반환하는 아날로그 주파수를 경매에 부쳐 디지털TV 보조금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주파수 가격은 채널당 100억달러에서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재원을 컨버터(디지털 방송신호를 아날로그TV로 수신할 수 있는 변환장치) 구입자들에게 보조하자는 입장이다.
한편 현재 미 하원이 마련한 법안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2008년 12월 31일까지 모든 방송사가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2009년 1월 1일부터 디지털방송만을 송출토록 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