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자회사인 미국 제니스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TV 원천특허의 협상 대상을 삼성전자 등 국내 TV업체는 물론이고 북미식 전송방식을 채택한 전세계 300여개 TV업체로 확산시켰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31일 미 제니스가 최근 일본·미국·대만 전자업체 7개사와 추가로 디지털TV 전송기술(VSB) 원천특허에 대해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모 회사인 LG전자를 비롯해 대만 셋톱박스 업체와 장비업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스는 지난해 도시바, 올 3월 미쓰비시, 샤프 등과 동일한 내용의 계약을 맺어 현재 총 10개 TV 업체와 VSB 라이선스 계약을 하게 됐다.
제니스 특허담당 변호사 잭 케일은 “올해부터 VSB로열티 협상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제니스 보유 특허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96년 디지털방송 전송방식 국제표준으로 결정한 것으로 모든 TV업체가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 회사인 LG전자도 계약을 수용하고 특허료를 지불하는만큼 전세계 어떤 업체도 예외없이 특허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특정기업과 지역에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법률적, 관행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국제 공정거래법에도 위배되는 일”이라고 주장해 앞으로 특허 관련 협상 대상에 예외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니스는 현재 50여곳의 세계 유수 TV 제조사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며 이들을 포함해 TV업체, 셋톱박스 업체, 방송장비업체 등 총 300여곳과 계약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협상이 진행되는 50여곳에는 한국업체는 포함돼 있지 않으며 LG측은 이 업체들과의 협상이 마무리된 후 한국 업체들과도 협상을 시작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체계적 로열티 협상을 위해 제니스의 자체 특허 협상팀 외에 외부 법률사무소와 공동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현재 북미 디지털 TV 시장이 연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로열티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이 같은 특허 협상 대상 확대 방침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지난해부터 늘어나고 있는 국내 중견 디지털TV 업체들을 직접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삼성전자 등은 국내업체끼리 특허료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VSB’는 북미 방식의 디지털 방송 전송기술로 디지털 TV 방송의 전송방식은 북미방식(ATSC)과 유럽방식(DVB)로 나뉜다. 현재 한국·미국·캐나다·멕시코·아르헨티나 등이 북미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제니스의 디지털TV 원천기술 외에 프로그램 정보처리 방식(PSIP) 표준, 케이블 TV 표준, 비디오 처리기술(VDP) 핵심특허, DMB표준특허도 다수 보유, 이들 부문에 대해서도 향후 전세계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동일한 조건으로 특허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