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제3시장` 다시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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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시장은 증권가의 영원한 아웃사이더인가.

비상장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기회를 넓혀주기 위한 제3시장 활성화 시책이 다음달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우량기업 부재 및 이로인한 낮은 투자매력도로 인해 증권가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정부 벤처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제3시장 기업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제도가 시행되고 제3시장 운영기관인 한국증권업협회도 시장제도 개선에 나설 예정이지만 특히 증권업계의 반응이 냉랭하다.

이같은 제3시장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를 의식한 듯 증권업협회도 △공모를 통한 시장 명칭 변경 △소속부제 개선 △결제전 매매허용 등 시장제도 개선을 통한 이미지 개선 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위축된 제3시장=지난 2000년 3월 유망 장외기업에 직접금융기회를 제공하는 ‘프리(pre)-코스닥’ 차원에서 개설된 제3시장은 한때 지정기업 수가 183개사에 달하고 일평균 거래대금도 6억원을 넘어서는 등 코스닥시장 활황을 등에 업고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이후 코스닥이 침체기로 접어들고 유망 기업 진입도 끊기면서 지정기업 수는 5월 현재 59개사로 줄어들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개설 초기의 8%에 불과한 5000만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업계, 투자매력 없다=제3시장이 정부 차원의 활성화 방침 천명 이후에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투자 매력도가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3시장은 퇴출·적자기업이 모인 곳’이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제3시장에 지정된 IT기업 33개사 중 지난해 수익을 올린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곳에 불과하다.

코스닥에 비해 혜택이 적은 것도 단점이다. 다음달부터 양도세 비과세가 시행되지만 이는 기존 주주들을 위한 것이지 새로운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은 아니라는 평이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현재 제3시장은 벤처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별다른 매력요소가 없는 상태”라며 “사실상 유명무실한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협회 “제3시장 육성한다”=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권협회는 제3시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3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공모를 통한 시장 명칭 변경을 준비 중이며 △소속부제 개선 △결제전 매매허용 △가격제한폭 축소 등 시장제도도 개선할 방침이다. 더불어 우량 벤처기업 유치 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증권협회 이갑수 상무는 “코스닥에 비해 낮은 상장유지 비용과 높은 개방성 등 제3시장이 가진 장점을 살려 제3시장을 ‘프리-코스닥’을 넘어서 하나의 자본시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