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중계망에 망식별부호(NIS: Network Identification System)를 도입하기로 한 지상파DMB특별위원회의 결정에 중소 단말기 개발업체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단말기 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 △서비스 일정지연 △지상파DMB 표준 혼선 △기술적 문제 등이 발생한다며 일제히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중소 단말기개발업체 모임인 DMB수신기 전문협의회는 망식별부호 도입반대를 분명히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망식별부호를 도입하면 지상파DMB 방송의 기본원칙인 무료서비스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며 “음영지역 해소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 특정 이통사를 끌어들인다면 지상파DMB 서비스가 특정기업에 종속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시작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프리샛코리아 관계자는 “(망식별부호 도입에 따라) 새 기술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방송 시작이 늦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DMB수신기 개발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는데 회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어려움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세계 각국에서 지상파DMB 로드쇼를 진행해 왔는데 방송 일정이 늦춰지면 해외에서 어떻게 바라보겠냐”면서 “동남아 등 해외에서 지상파DMB에 관심이 많은데, 일정 지연으로 해외 도입과 단말기 수출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브릿지도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금 진행상황을 보면 단순 수신기의 경우에도 망식별부호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특위는 일정기간마다 단순 수신기를 인증받는 모델을 제시했지만 이럴 경우 사용자들은 귀찮아서 인증을 받지 않거나 전용 단말기 구입을 꺼릴 것”이라고 밝혔다.
망식별부호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 싸이버뱅크 관계자는 “도입하려는 기술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할 뿐 아직 어떤 단말기도 실제 구현하지 않은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표준논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NIS 구현을 위해 TII(Transmitter Identification Information) 값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이 부분은 현 표준안에 선택사항으로 지정돼 있다. 때문에 제조업체 쪽에서는 ‘표준에 정의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자세고, 특위 쪽은 ‘옵션 사항을 구현하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한 귀책사유는 단말 제조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