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의 ‘알짜배기’ 사업인 프린터·복합기 사업을 총괄하는 ‘이미지프린팅그룹(IPG)’ 수장이 바뀐 지 이달로 6개월을 맞는다. 그동안 조용히 체질 개선을 추진해온 조태원 그룹장(48)은 최근 정기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부사장이 추진해온 ‘6개월여의 워밍업 작업’에 힘을 실어 주는 인사로 해석된다.
조 부사장은 “6개월은 공격 마케팅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조 부사장의 겸손과 달리 IPG는 지난 6개월 동안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잉크젯 프린터와 복합기 부문에서는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혔으며 레이저 부문에서도 점유율을 크게 올렸다.
특히 수익성 높은 애플리케이션 기반으로 프린팅 사업을 다시 정의했다. 모두 조 부사장의 작품이다.
“이제 단순히 하드웨어만을 판매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고객에게 누가 더 부가가치를 주느냐가 관건입니다. 사내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디지털 사무기기를 재정의하고 생산성 효율을 위한 도구로 위상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조 부사장은 디지털·퍼스널화에 맞물려 프린터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잉크젯 프린터는 점차 포토 중심으로, 모노 레이저 프린터는 컬러 중심으로, ‘플레터’로 불리는 대형 프린터는 솔루션 기반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이 날로 확대되는 복합기는 프린팅 비즈니스의 메인 사업으로 떠올랐습니다.” 한마디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체 수요뿐 아니라 신규 수요가 맞물려 시장에 생기가 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부사장은 프린팅에 이어 올 하반기 또 하나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디지털가전 시장 진출이다. 1, 2개 모델의 LCD TV를 국내에 선보이고 새로운 시장에서 HP의 브랜드를 시험해 볼 계획이다.
조 부사장은 “HP의 여러 사업부 중에서 이미지프린팅은 고객의 접점에 가장 가까이 서 있다”며 “프린팅 분야의 선도기업답게 점유율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쪽으로 HP 브랜드를 알려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부사장은 87년 한국HP PC마케팅 팀장으로 입사해 공공서비스, 아시아·태평양 금융사업본부장, 서비스 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말 이미지프린팅그룹장을 맡은 데 이어 최근 정기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