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특히 친디아(중국+인도)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친디아는 정부 지원 확대와 풍부한 인력을 바탕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며 미국·유럽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 ‘혁신적 친디아’에는 정부의 R&D 투자 확대가 한몫 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경우 지난 1998∼2003년 R&D 비용이 세 배 정도 늘었다. 현재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2%만을 R&D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2.5∼3%에 달하는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만큼 중국의 R&D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인도 정부는 GDP의 1%도 안 되는 예산을 R&D에 할당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이를 최소 2%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세계 과학 논문 시장에서도 친디아의 활약은 돋보인다. 세계 과학저널에 실린 중국 논문은 81년 0.45%에 그쳤지만 2003년에는 5.1%로 껑충 뛰었다. 과학자들이 얼마나 인용하는가를 보여주는 ‘충격(impact)’ 건수에서도 중국 논문은 94년 21건에서 2003년 22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인도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제출한 과기 논문도 중국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FT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DNA 칩 생산 업체 ‘캐피털 바이오’는 중국의 과기 파워를 보여주는 대표적 업체다. 베이징 바이오 사이언스 파크에 있는 이 회사는 창립 4년 만에 바이오 칩 제품을 미국 제약사에 납품하는 한편 최근 세계 최대 DNA 칩 제조사 미국 아피메트릭스와 제휴 협정을 맺었다. 당시 아피메트릭스는 “중국의 바이오 기술이 이렇게 높은 줄 상상도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인도의 과기 파워는 방갈로르 테크노파크에 있는 ‘GE 존 웰치 기술센터’가 대변하고 있다. 2400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근무하는 이 회사는 설립 4년 만에 미국 특허 25개를 획득하고, 240개를 출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중에는 선진국도 개발하기 힘든 기술이 일부 포함됐다.
인도의 한 과학자는 “‘캐피털 바이오’ 같은 사례가 아시아에서 10여건 된다”면서 “하지만 아직 아시아는 선진국에 비해 △원천기술이 약하고 △기업가 정신이 부재하며 △관료적 절차가 남아 있어 혁신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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