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PC용 CPU(이하 모바일 CPU)를 채택한 데스크톱PC 조립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모바일 CPU는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발열량과 전력 소비량, 소음이 낮다. 한마디로 노트북PC처럼 작고 고급스런 데스크톱PC를 꾸밀 수 있다.
반면 모바일 CPU는 상대적으로 비싸고 데스크톱PC를 만드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일부 마니아들만이 모바일 CPU로 조립 PC를 꾸며왔다.
하지만 ‘펜티엄M’ 등 모바일 CPU를 장착할 수 있는 데스크톱PC용 주기판이 출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모바일 CPU를 채택한 데스크톱PC가 하나의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관련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 CPU를 데스크톱PC에=지난달 말 에이오픈은 모바일 CPU를 장착할 수 있는 데스크톱 주기판 ‘i915GMN’을 출시했다. 이 주기판은 인텔 ‘펜티엄M’ CPU용으로 그래픽 칩세트까지 장착돼 있어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체인텍코리아도 최근 모바일 CPU를 장착할 수 있게 소켓 방식을 기존 478에서 479로 변경한 ‘펜티엄M’ CPU 전용 주기판을 출시했다. MSI코리아 등 2∼3개 대만 업체가 관련 제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중이다.
기존 주기판에 모바일 CPU를 사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키트도 나왔다. 모바일용 데스크톱 주기판이 25만원 정도의 고가인 반면 이 업그레이드 키트는 5만원 선으로 저렴하다.
에스티컴은 ‘펜티엄M’ 모바일 CPU를 일반 PC용 주기판에 장착할 수 있게 하는 업그레이드 키트 ‘CT479’를 출시했다. 이 키트는 478 소켓을 내장하고 있어 모바일 CPU를 지원하는 주기판을 구입하지 않아도 478타입 주기판에 이를 장착하면 모바일 CPU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 가격도 5만원 선으로 저렴하다.
이와 함께 조립 PC업계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아이코다, 팝스포유 등 현재 2∼3개 조립 PC업체가 ‘펜티엄M’ CPU 장착 데스크톱PC를 판매하며 관련 라인업을 더욱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아이코다 관계자는 “모바일 CPU 장착 PC는 소음과 발열량이 낮아 쿨러가 없어도 되는 등 미니 PC로 적격”이라며 “이에 따라 미니 베어본 등 마이크로 타입 조립 PC를 중심으로 관련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왜 모바일 CPU인가=모바일 CPU는 노트북PC에 주로 쓰이는 만큼 전력 소모량과 발열량은 일반 데스크톱PC용 CPU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클럭수 등 여러 면에서 데스크톱 CPU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CPU 자체의 성능 향상으로 노트북PC용으로도 일반 사용자의 컴퓨팅 환경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펜티엄M 1.7GHz는 펜티엄4 2.6G∼2.8GHz의 성능을 보여, 3D 게임을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영돈 피씨디렉트 이사는 “모바일 CPU의 경우 가격이 10만원 정도 비싼 게 흠이며 펜티엄4보다 클럭수가 좀 낮지만 소음이 평균 25데시벨에 불과한 점 등 소음과 발열량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며 “특히 최근 미디어센터 PC 등 컴퓨터의 가전화 경향이 늘고 있어 낮은 소음은 소비자들의 새로운 제품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CPU 활용도 커질 듯=현재 모바일 CPU의 확산은 인텔 펜티엄4 ‘프레스캇’ CPU가 소음과 발열이 심해 나타난 틈새 시장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인텔도 올 4분기 모바일 CPU를 지원하는 데스크톱 주기판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이같은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양생우 인텔코리아 이사는 “낮은 발열량 등 모바일 CPU의 강점을 계속 살려 나간다는 것이 인텔의 전략”이라며 “향후 학교 전산실, 게임방 등 발열과 소음문제가 중요시되는 장소에서는 모바일 CPU가 더 적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저가형 노트북PC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모바일 CPU 성능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신뢰감이 높아지고 모바일 CPU 활용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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