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해리 툴러 국제전자세라믹학회 조직위원장

“사람처럼 환경을 감지하고 생각하고 작동하는 스마트 시스템의 기반은 전자세라믹 소재입니다.”

오는 16일까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세라믹학회(ICE-2005)의 공동 조직위원장인 해리 툴러 미국 MIT 교수는 “내열·내화학성 등의 특성으로 오랫동안 유용하게 쓰여 온 세라믹이 새로운 전기전자적 특성과 결합하면서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툴러 교수는 세라믹 소재가 향후 유비쿼터스 사회의 기술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보고 판단하고 운동하는 사람의 행동을 모방한 스마트 시스템 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감각 기관을 대신하는 센서, 연산을 수행하는 칩, 운동을 일으키는 액튜에이터 등이 모두 세라믹 소재의 특성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안정성이 좋은 세라믹 소재는 온도가 높고 유독 물질이 많은 화학 공장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센서로 작동 가능하며 반도체 기술과 결합해 칩의 고집적화와 내열성 향상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 전기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세라믹의 압전 성질은 전자 기기의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스마트 시스템의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인 마이크로 연료전지도 세라믹 소재에 바탕을 두고 있다. 툴러 교수는 “센서와 컴퓨팅을 일상 생활 전반에 스며들게 하기 위한 기기의 소형·고집적화와 처리 속도 증가가 세라믹 소재 연구의 추세”라며 “스마트 시스템을 위한 센서 기술이 5년 안에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3년 처음 열린 세계적 규모의 전자세라믹 학회인 ICE의 창립을 주도한 툴러 교수는 “한국은 이동통신·반도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전자산업 및 소재 분야가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전자소재 학계가 주목하는 한국에서 학회를 개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툴러 교수는 콜롬비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MIT에서 재료공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센서·에너지 분야의 소재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