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진동모터시장 `춘추전국시대`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거대 부품업체들이 주도해온 휴대폰 진동모터 시장에 중소 벤처기업들이 신제품을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따라 중대형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휴대폰 진동모터시장의 가격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이엔텍, 도우테크 등 벤처기업들이 휴대폰진동모터의 수명과 성능 개선은 물론 휴대폰 내부의 공간활용도까지 높인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서 시장공략에 나섰다.

◇신규업체 대거 등장= 그동안 삼성전기와 자화전자는 삼성전자에, LG이노텍은 LG전자에 휴대폰 진동모터를 공급하면서 시장을 주도해 왔다. 이 외에도 모아텍과 대성전기가 팬택 등에 공급하며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최근 휴대폰의 형태와 크기가 다양해진 만큼 새로운 진동모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벤처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하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제이엔텍(대표 이정한)과 도우테크(대표 박용언)는 실린더 형태의 진동모터를 개조, 진동자를 내장한 진동모터를 개발했다. 제이앤제이(대표 김정훈)는 브러시없는 형태의 진동모터를 개발, 모터의 수명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신우하이텍(대표 주상호)과 라이텍(대표 조예제) 등 휴대폰스피커업체들도 스피커와 진동모터를 결합한 제품을 선보이며, 진동모터 시장 진입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박용언 도우테크 사장은 “DMB폰 등 휴대폰이 커지면서 진동력이 강한 모터에 대해 수요가 높아 이를 만족하는 제품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휴대폰 업체들도 진동모터의 다양한 변신에 관심을 갖고 샘플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격인하 경쟁 기속화 = 진동모터는 ‘중소기업 품목’이라고 할 만큼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휴대폰 부품 시장에 진입하고 싶어하는 벤처 기업들에게 좋은 제품이다. 이 때문에 진동모터 전문 벤처기업들이 대거 등장했으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해 초반 800원∼1000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던 진동모터가 최근에는 500원 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신규업체가 진입하면서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형성된 시장에 신규업체가 진입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벤처업체들이 개발한 제품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기존제품보다 가격이 낮지 않으면 채택되기 힘들다”면서 “가격이 떨어질 수록 수익도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사진: 휴대폰의 진동기능을 위해 들어가는 다양한 진동모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