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怪·物·傳·說! 몬스터의 유래를 찾아서](11)골램

온라인게임에서 골렘에 대한 묘사는 대부분 다음과 같다. 인간의 몸집보다 3∼4배가 더 크고 주로 돌로 구성돼 있으며 긴 팔은 땅에 닿는다. 느릿느릿 천천히 움직이지만 파괴력이 엄청나 한 방만 맞아도 큰 피해를 입는다.

하지만 실제 골렘은 주인에 대한 절대 충성과 봉사, 호위를 담당하며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중세 시대에서는 연금술사들이 골렘을 만들어 시종으로 부렸다는 얘기도 있다. 결국 골렘은 ‘적’이 아니라 원래는 ‘하인’이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 ‘골렘’은 인조인간이다. 고대부터 인간들은 흙이나 돌, 뼈 등으로 사람 형태의 형상을 만들고 살아 움직이기를 원했다. 현대 상식으로는 당연히 미친 짓이지만 신화와 전설에서는 그 소원이 형상화됐다. 그러나 미래에는 실제 골렘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것은 바로 로봇이다.골렘의 기원은 물질과 정신으로 창조된 아담에서 개념을 찾을 수 있다. 골렘은 히브리어로 ‘완전하지 않은’, ‘완성되지 않은 덩어리’를 뜻한다. 태초에 하느님이 자신의 형상을 본 따 사람을 만들고 생기를 불어 넣어 인간(아담)을 창조했다고 성경에서 말한다. 그런데 골렘도 이와 유사한 과정으로 탄생된다. 중세 시대의 연금술사들이 신성한 문자를 사용해 인형에 생명을 불어 넣어 각종 골렘을 만들었다.

원래 골렘은 ‘죽은 자의 시종’으로 무덤 주위에 세운 나무나 점토 인형이다. 유대의 전설에 따르면, 고대 유대 주술인 카발라를 통해 점토 인형에 생명을 넣을 수 있다고 한다. 랍비나 연금술사가 성스러운 주문을 외고 골렘의 머리에 Emeth라고 쓰거나 입안에 문자를 쓴 종이를 넣으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Emeth는 헤브리어로 ‘진실’을 뜻하는데 이 문자에서 E를 지우면 ‘죽음’을 의미하는 meth가 돼 골렘은 부서진다.

이렇게 생명을 얻은 골렘은 자신을 만든 주인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고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골렘의 원래 목적은 끊임없이 일하고 절대 충성하는 ‘시종’, ‘호위병’에 있다. 그러나 팬터지 세계에서는 마법사나 악의 존재가 소환해 몬스터처럼 인간과 대적하는 ‘병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기독교의 관점에서는 오로지 신만이 생명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영향을 받아 골렘의 이미지를 왜곡한 것이 아닌가 싶다.골렘에 대한 전설은 실제 역사적 기록에도 자취를 찾을 수 있다. 17세기 프라하에서 한 랍비가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적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골렘을 만들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꿈에서 신의 계시를 받아 제자들과 골렘을 만들었는데 물, 불, 공기, 흙으로 각각 다른 성질을 부여했다.

그래서 물 골렘, 불 골렘, 공기 골렘, 흙 골렘이 탄생한 것이다. 여기서 파생된 것이 돌 골렘, 뼈 골렘 등 온라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몬스터들이다. 참고로 마법에서는 만물을 구성하는 4가지 원소를 물, 불, 공기, 흙이라고 생각한다.

또 랍비 뢰브의 이야기도 있다. 그는 골렘을 만들어 시종으로 부려 먹었는데 안식일에는 휴식을 취하도록 배려했다. 골렘의 휴식이란, 머리에서 주문서를 빼는 것이었고 그러면 골렘은 진흙으로 변했다. 그러나 어느 날 랍비가 그것을 잊어 버렸고 휴식을 취하지 못한 골렘은 난폭해져 날뛰기 시작했다.

랍비는 황급히 골렘의 주문서를 뽑았고 곧 흙으로 변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 후부터 랍비 뢰브는 골렘에게 생명을 불어 넣지 않았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지금도 그 골렘의 잔해가 예배당의 다락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

현재 골렘은 팬터지 세계에서 가장 흔히 등장하는 몬스터가 됐다. 어떠한 장소나 상황에서도 잘 어울리고 인간 형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공격과 방어 스킬, 동작, 전투력 등을 설정하기가 용이하다. 여러 골렘 중에서도 돌 골렘이 가장 인기가 있어 롤플레잉 게임뿐만 아니라 액션 게임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