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이 ISO/IEC의 정보통신부문 통합표준화기구인 정보기술통합위원회 JTC1(Joint Technical Committee)에 제출한 홈네트워크 관련 무선랜 보안 표준 WAPI(Wired Authentication and Privacy Infrastructure)가 미국과 영국에 제출한 IEEE 802.11i안과 복수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의 무선랜 보안 표준이 국제 복수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향후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외 홈네트워크 업체는 물론 무선랜 사업과 관련해 중국 표준을 채택한 칩을 사용해야만 사업이 가능해진다.
19일 홈네트워크 관련업계에 따르면 JTC1은 7월 말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문가 회의를 통해 미국·영국, 중국이 각각 제출한 보안 표준에 대해 합의안을 마련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두 개의 안을 최종안으로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 JTC1 회의는 그간 미국·영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진 홈네트워크 표준안 관련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만든 임시 회의로 미국의 표준기구인 ANSI, IEEE 전문가와 중국 측 표준화 전문가가 참석하게 된다.
이 회의에서 양국이 표준안에 대해 협의하지 못할 경우 양국 안이 복수로 JTC1에 ‘FT(Fast Track)’로 올라가게 되며, 6개월 이내 국제 표준으로 결정되게 된다. FT로 올라간 표준안은 특별한 이의 사항이 없으면 표준으로 채택돼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정보통신 부문 국제 표준에 등록되는 성과를 올리게 된다. 중국은 그간 미국의 단일 표준에 대항해 13억명에 이르는 자국 시장 환경을 고려해 자국 표준을 미국 표준과 함께 복수표준으로 채택해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국내 홈네트워크 업계는 중국의 홈네트워크 관련 무선랜 보안표준이 복수로 채택될 경우 중국이 미국과 정보통신 기술표준 전쟁에서 처음으로 승리하는 개가를 올리는 동시에 향후 ISO 및 IEC 등을 향한 표준화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은 그간 홈네트워크의 핵심기술인 무선랜 보안표준과 관련해 지난해 7월26일 중국이 JTC1 SC6에 뉴프로젝트(NP)안으로, 미국이 같은 해 9월 15일 JTC1에 IEEE802.11i를 표준안을 FT로 제출하면서 마찰을 빚어왔다. 이들이 제출한 무선랜 보안표준 관련 회의인 JTC1 SC6의 의장국(의장 김준년 중앙대 교수)과 간사국은 우리나라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