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비관세 무역장벽인 환경규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활발하다. 21일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관련 협력업체들은 올 8월 EU의 전기전자폐기물처리지침(WEEE) 시행을 시작으로 내년 7월 본격 실시되는 유해물질규제지침(RoHS), 에너지사용 전 제품 친환경설계 의무화(EuP) 등에 대비해 공동 전선 구축에 나섰다.
최근 윤종용 전자산업진흥회장의 상생협력 선언 이후 대기업들이 협력업체에 현금결제를 해주는 등 관행을 깨는 협력 사례는 공동 사안에 대한 참된 의미의 상생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 협력업체와 친환경 제품 공동 개발=비관세 무역장벽에 맞서 삼성전자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환경규제에 대응한 상생경영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반도체장비업체 아토는 삼성전자와 함께 수입에만 의존해 온 반도체 세정용 불소(F2) 가스 발생장치 1차 개발을 완료하고 삼성전자와 장기 공급계약을 진행중이다.
F2 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해 온 과불화탄소(PFC)를 대체하는 친환경 제품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 사업 성공으로 내년 36억원, 2007년 150억원, 2008년 27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아텍(대표 문영환)도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PFC 처리약제 및 공정기술에 대한 해외 반도체 제조업체와의 기술 수출 협상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또 협력사 제품의 환경친화성 확보를 위해 3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환경경영 인증인 ISO14001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환경안전팀 성규식 상무는 “협력업체의 환경경영을 지원해 이들이 경영에 전념토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기술 지원은 물론이고 환경경영 인증에 대한 무료 컨설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유해물질 관리기법 전수=LG전자(대표 김쌍수)는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와 함께 현재 15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DB 제공, 유해물질 분석 및 관리기법을 전수중이다. 10개사에 대한 환경인증 ISO14001 확보를 끝내고, 내년까지 환경설계·환경경영·청정생산 기법 전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LCD모니터 14개와 노트북PC 1개 제품 등 15개 모델에 대해 이달 초부터 무연 솔더링(용접)을 통해 납 성분을 완전히 제거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들 제품 외에도 노트북PC 2종, 데스크톱PC 3종에 대해 최근 강화된 국내 환경마크인증(Type I) 기준을 적용하는 인증 절차를 진행중이다.
강신익 LG전자 한국마케팅부문장은 “기술력과 디자인뿐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빨리 만들어 가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업계 공동 노력 활발=전자업계의 공동 노력도 활발하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중소업체의 제품 내 유해물질 검사 및 인증비용을 크게 줄여 줄 유해물질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삼성전자·LG전자 등과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180여만종의 소재 및 부품의 시험분석비 9000억원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WEEE 처리 지침에 관한 설명회’를 21일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KNCPC)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민용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이전확산팀장은 “중소업체들이 자금·기술·인력 등 여건이 열악해 해외 환경규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모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재료 구입에서 폐기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친환경성과 재활용을 고려한 친환경 관리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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