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천체 망원경보다 효율이 10배 이상 우수한 6.5m급 대형 첨단 망원경 2기가 국내 연구진의 주도로 멕시코에 세워진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석재)은 멕시코 국립자치대(UNAM) 및 천문광학전자연구소(INAOE), 미국의 애리조나 대학, 마젤란 망원경 컨소시엄 등이 참여하는 6.5m급 망원경 2기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천문연은 지분 50%를 갖는 조건으로 내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7년간 800억∼1000억 원을 들여 멕시코의 성베드로 산(싼 페드로 마티르)에 5000개의 별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초고성능 망원경을 건립할 계획이다.
한번에 5000개의 별 관측이 가능한 광시야 다천체 분광기 기술은 천문연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기존의 망원경이 400∼500개 정도의 분광능력을 가진데 비해 거의 10배 이상의 성능이다. 이 같은 망원경은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도 제작된 적이 없다.
천문연은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경우 기존에 건립되어 있는 8m나 12m급 망원경이 관측하지 못하는 어두운 천체까지 볼 수 있어 우리 은하의 탄생과 진화를 밝힐 중요한 단서를 찾는데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광시야 다천체 분광기와 망원경을 한꺼번에 제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07년께는 대기의 흔들림을 보정한 별 이미지 촬영용 정밀 관측용 적외선 망원경을 제작할 방침이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마젤란 망원경이 우리 나라가 제작하려는 것과 크기가 같은 6.5m급이지만 다천체 분광기를 갖추고 있지 않은 적외선 망원경이다.
망원경이 설치될 멕시코의 성베드로산은 해발 2900m의 고지대로 연간 300일 이상의 천체 관측이 가능, 천문대 부지로 각광받고 있는 지역이다.
한편 천문연은 지난 3월 멕시코국립자치대 및 천문광학전자연구소와 대형광학망원경 건설 공동 협력에 관한 의향서를 교환했다. 또 협력기관인 마젤란 컨소시엄으로부터는 적외선 망원경의 제작 기술 등을 이전받기로 했다.
천문연 광학천문연구부 천무용 박사는 “이 대형 망원경 건설 사업이 마무리되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대형 망원경을 보유한 선진 천문연구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국산화의 어려움이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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