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미국 가전시장에 외산 브랜드의 진입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현지 유통업체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산 제품을 취급하는 예가 많아졌고 소비자들의 제품 구입이 늘어나면서 시장점유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미국 가전시장에서 외산 브랜드 점유율이 지난 3월 기준 5.5%로 늘어나는 등 외산 업체들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GE, 월풀, 메이택 등이 주도하는 미국 가전시장에서 5.5% 비중은 절대 수치로 보면 높은 편은 아니지만 4년 전 2.5%에 비하면 매우 높아진 것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가전은 전통적으로 자국 브랜드가 막강한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변화다.
특히 LG전자와 삼성전자, 중국 하이얼 등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 진입이 두드러진다. 과거 저가형 제품으로 인식돼 미국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지만 최근 국내 업체들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력으로 고가 제품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소비자의 발길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홈디포 등 현지 유통업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 가량 늘어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AWSJ는 외산 제품 판매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요즘 소비자들이 내구성보다는 스타일을 중시해 제품 교체주기가 짧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 같은 추세가 첨단 기능을 제공하는 외산 업체들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