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4대 정령 중 하나인 샐러맨더는 실제 지구상에 존재하는 도마뱀의 한 종류의 이름이기도 하다. 불의 정령 샐러맨더는 불의 기운으로 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물이나 바람, 땅 등 다른 정령들에 비해 뜨겁고 거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콘텐츠에서 자주 사용되는 인기 정령이다.
‘샐러맨더(Salamander)’는 서유럽 신화와 전설에서 유래된, 만물을 구성하는 4대 원소 중 하나인 불의 정령(精靈)이다. 여기서 정령이란, 물질과 정신 사이의 존재로 이해하면 쉽다. 팬터지 세계에서는 마법으로 정령과 계약을 맺으면 물, 불, 땅, 공기 등 4대 원소를 마음대로 다스릴 수 있다고 믿었다.
샐러맨더도 예외는 아니다. 이 정령이 깃든 물건을 손에 넣고 주문을 외워 계약을 맺으면 불의 속성을 지닌 물건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계약을 맺은 당사자는 불의 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샐러맨더를 장검에 깃들게 하고 계약을 맺으면 검이 닿는 곳에 불꽃이 폭발하도록 만들 수 있다.
더 높은 경지에 이르면 메이저리그 투수처럼 ‘불같은 광속구’를 실제 던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묘사 중 가장 최근에 등장한 것이 만화 ‘베르세르크’의 트롤퇴치편이다. 이는 한 마녀가 정령들이 깃든 다양한 무기를 등장 인물들에게 나눠주고 이를 이용해 트롤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의 이미지와 내용은 정령에 대한 가장 그럴 듯한 묘사다.
그런데 샐러맨더라는 이름의 도마뱀이 지구상에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생물은 흥분하면 몸의 모공에서 우유같은 액체가 흘러 나온다. 도마뱀 샐러맨더는 불 속에 집어 넣어도 잠시 동안 살아 움직이는데 바로 이 액체가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샐러맨더는 신비롭고 기이한 생물로 인식되기도 했는데 불의 정령과 겹쳐지는 이미지로 인해 동명의 이름을 가진 것이 아닌가 싶다.
중세 유럽에서는 이 도마뱀을 짐승 중 가장 강한 독을 가졌고 주위를 오염시키는 능력이 있어 샐러맨더가 지나간 나무와 물은 모두 독으로 오염된다고 믿었다. 현재 이러한 독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생김새가 워낙 특이해 그런 오해를 할만도 했다.
샐러맨더는 앞서 설명했지만 불의 정령으로서 불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 불을 붙이거나 불을 끄는 것이 가능했는데 일부 설화와 팬터지에서는 몬스터로 격상시키고 삼지창 등 창 계열의 무기를 지니고 있는 괴물로 설정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의식과 정신 수준이 낮은 정령을 몬스터로 설정한 것은 약간은 억지가 아닌가 싶다.
괴물로서 샐러맨더는 방어력이 높고 강한 공격력을 가져 상대방에게 많은 데미지를 준다. 샐러맨더 자체가 마법의 생물이기 때문에 마법에 대한 방어능력이 매우 뛰어나 얼음 계통의 마법이 아니면 통하지도 않는다. 이 샐러맨더는 머리, 손, 발이 용의 것과 비슷하지만 몸은 뱀의 외형을 닮은 것이 특징이다.
1987년 코나미에서 개발한 ‘사라만다’라는 횡스크롤 방식의 슈팅 게임이 바로 샐러맨더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그렇다고 도마뱀이나 정령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며 불에서 살며 불을 컨트롤하는 불사신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처럼 격렬하고 뜨거운 게임 플레이가 유저들의 인기를 얻어 속편까지 제작되기도 했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