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데이터 이스트에서 개발한 ‘스타디움 히어로(Stadium Hero)’는 오락실에서 발표됐던 수 많은 야구 게임 중 최고봉에 위치한 작품이다.
스포츠는 빠르게 플레이되고 경쟁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게임으로 자주 만들어 진다. 그리고 스포츠 게임을 통해 해당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일도 허다하다.
대표적으로 ‘위닝일레븐’과 ‘버추어 테니스’ 등이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야구는 워낙 진행이 느린 스포츠라 야구에 흥미가 없는 유저라면 도통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개발사들은 야구 게임을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묘사하고 메이저 리그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야구팬들이 타이틀을 구입하도록 안간힘을 썼던 것이다.
하지만 ‘스타디움 히어로’는 그렇지 않았다. 엽기와 코믹, 상상을 초월하는 플레이를 담아 야구 게임을 색다른 시점에서 개발했던 것이다. 이 작품에는 마구가 등장하고 치면 무조건 홈런이 나오는 괴물 타자가 있다.
또 전원이 빠른 발을 가져 번트와 도루만으로 승부를 거는 팀도 있었다. 그러나 적당히 제약을 걸어 이러한 요소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필살기 수준으로 남겨 놓았다. 그 결과 야구를 좋아하는 유저와 야구에 관심없던 사람까지 끌어 모을 수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캐주얼 야구 게임의 완성을 이미 ‘테이터 이스트’는 지난 88년에 발표했던 것이다.
이 작품은 대전 격투와 슈팅, ‘테트리스’에 의해 지배됐던 업소용 아케이드에 등장한 스포츠 게임의 희망이었다. 세계 각국으로 수출됐는데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게임 유저들이 반드시 언급하는 타이틀 중의 하나가 바로 ‘스타디움 히어로’이다.
재미있는 점은, 일본어로 진행되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유저들은 게임에 나타나는 일본어만 달달 외워 플레이를 즐겼다는 것이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