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K2005`결산…지구촌 IT전시회 도약 발판 다졌다

 지난 25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SEK 2005’는 그동안 전문 전시회에서 세웠던 숱한 기록을 갈아 치우며 국내 대표 IT 전시회임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행사 규모와 관람객 수 등 외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출품작·신기술 등 내용 면에서도 IT 강국 코리아의 청사진을 확실하게 제시했다는 평이다. 유비쿼터스를 축으로 디지털 컨버전스와 모바일 기술이 단연 돋보였으며 어느 해보다 중소·벤처기업이 많이 참여해 대기업 못지않은 기술력을 과시했다.

 ◇관람객 참관 ‘최대’=먼저 규모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경기 불황과 IT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를 비롯한 미국·중국·대만 등 10개국 209개 업체가 1만여점을 출품해 치열한 신기술 경쟁을 펼쳤다.

 일본 기타큐슈시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바이어 200여명이 방문하고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예멘 등 정보화 후발국 장·차관이 참석해 세계적인 IT 전문 전시회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참관객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주최 측은 지난해보다 약 20% 늘어난 20만명 정도가 관람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토요일을 ‘퍼블릭 데이’로 정해 일반 관람객을 적극 유치하고 어느 해보다 볼거리가 풍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IT벤처기업연합회·성남산업진흥재단 등을 포함한 국내의 내로라하는 협회와 단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중소 IT기업의 정보 교류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컨버전스·모바일 제품 ‘돋보여’=출품작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컨버전스를 겨냥한 제품이 두각을 보였다. 최근 관심이 높은 모바일과 DMB 관련 부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PC·커뮤니케이션·TV 기능까지 겸한 DMB폰과 노트북PC, 게임과 휴대폰을 접목한 3D 게임폰은 주요 VIP까지 빠짐없이 시연해 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무선랜을 이용해 PC 수준의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레인콤의 휴대형 게임기 겸 MP3P, 디지털 가전과 PC를 겸한 홈네트워크용 미디어센터 PC 등은 참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다진시스템과 KT가 공동으로 개발해 선보인 로봇 ‘네스팟루’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네스팟루는 집 안을 돌아다니며 화재와 외부 침입 등을 감시하고 인터넷을 통해 눈에 비친 영상을 보여 주는 등 컨버전스 시대에 디지털기기가 어떻게 진화할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가상화 기술도 ‘두각’=하드웨어 부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기술은 가상화였다. 스토리지 분야의 가상화 기술은 이미 이론 수준을 넘어섰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 가운데 가상 테이프 라이브러리 제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퀀텀코리아의 ‘DX100’, 초당 1.2기가 속도를 자랑하는 삼부시스템의 ‘셈패톤’, 가격 경쟁력이 돋보인 에이디텍스코리아의 ‘VT-AN400’ 등은 스토리지 기술의 미래를 가늠케 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토종 소프트웨어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국산 소프트웨어의 ‘맏형’인 한글과컴퓨터는 유비쿼터스 기술을 적용한 오피스 제품을 시연해 관람객의 찬사를 받았다.

 어도비 PDF에 도전장을 던진 이파피루스의 ‘ezPDF 프로’, 휴대폰 콘텐츠 제작을 도와 주는 모바일 소프트웨어,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바로 편집해 올릴 수 있는 ‘셀프 뮤직 비디오’ 등 기술력이 돋보이는 제품도 대거 소개됐다.

 이들 외에도 60여종의 국산 소프트웨어가 출품되는 등 어느 해 전시회보다도 풍성한 수확을 올렸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