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DMP(Dictionary Multimedia Player)다"

 전자사전 업계의 컨버전스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 전자사전 업체가 사전 중심의 단말기에 동영상, 음악, 게임 등을 추가한 제품을 세계 최초로 국내 출시할 예정인데다 국내 1위 기업인 샤프전자도 동영상을 지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 전자사전 업계의 PMP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 전문 업체 한누리비즈(대표 김태형)가 금주 중으로 전자사전을 기반으로 영상, 음악, 게임 기능을 갖춘 컨버전스 단말기 ‘DMP-1·사진’을 출시한다. ‘사전(Dictionary)’과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ortable Multimedia Player)’를 조합해 이름 붙인 ‘DMP-1’은 대만 IT 기업이자 국내 전자사전 업체 에이원프로 파트너사인 ‘베스타(Besta)’가 개발했다. 400MHz CPU와 20GB HDD를 내장하고 동영상, 음악, 게임(플래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외형과 기능이 PMP와 유사하지만 사전 콘텐츠에서 PMP와 차이가 있다. PMP가 간단한 영한·한영 사전만 탑재된 것과 달리 ‘DMP-1’은 전자사전처럼 영한·한영, 중한·한영, 일한·한일 등 총 7권의 사전을 내장했으며 또 인터넷을 통한 사전 콘텐츠 추가 기능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7권 전권도 담고 있다.

 PMP가 동영상 위주에 사전, 음악, 게임 등을 부가 기능으로 제공해 왔다면 이 제품은 사전 중심에 동영상, 음악, 게임 등 추가한 셈이다.

 한누리비즈 관계자는 “올해 국내 전자사전 시장이 MP3를 지원하는 제품 위주로 재편되면서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보고 영상과 게임 기능을 넣었다”며 “PMP 시장이 가장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한국을 겨냥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0월에는 국내 전자사전 시장 1위 업체인 샤프전자가 동영상을 지원하는 전자사전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전자사전 업계의 PMP 흡수는 이미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인다. 샤프전자 이상설 이사는 “올 상반기 MP3를 지원하는 전자사전이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이 30% 이상 확대됐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오는 10월이면 샤프에서도 동영상을 지원하는 전자사전을 출시할 예정이며 다른 업체들도 관련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PMP 같은 전자사전의 등장으로 이제 전자사전과 PMP의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하게 됐다. 하드웨어가 유사해짐에 따라 이제 관건은 어느 쪽이 킬러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 가에 따라 승패가 날 것으로 보인다. PMP 업계가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하고 영화 콘텐츠 확보를 추진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