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비업계 "KT IP TV를 잡아라"

 KT(대표 이용경)가 IPTV 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방송장비업체들이 초기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의 IPTV 시스템 구축은 전체 규모가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최근 방송장비분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또 국내 첫 IPTV 시스템 구축사업이어서 향후 IPTV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때를 대비한 좋은 레퍼런스 확보라는 의미도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삼성SDS, LG CNS, 쌍용정보통신의 3개 시스템통합(SI) 사업자들에게 비공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최근 발송하고 IPTV 시스템 구축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각 SI 업체는 KT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주요 장비와 솔루션 구성을 완료하고, 헤드엔드 등 일부 시스템의 경우 이날부터 벤치마크테스트(BMT)에 돌입했다.

삼성SDS와 LG CNS는 하모닉의 헤드엔드와 나그라비전의 수신제한시스템(CAS), 미디어오퍼레이션코어(MOC) 시스템으로 주요 장비를 구성했다. 쌍용정보통신은 탠드버그 헤드엔드와 NDS의 CAS 솔루션으로 입찰에 참가한다.

◇주요 시스템 판도=IPTV 시스템 구축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헤드엔드와 CAS. 헤드엔드 시스템은 하모닉과 탠드버그의 2파전으로 압축됐으며, 가입자 관리와 유료서비스를 위한 필수 솔루션인 CAS는 나그라비전과 NDS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이중 헤드엔드 시스템은 27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대전 KT연구소에서 BMT를 진행한다.

MOC 시스템도 관심을 끄는 부문으로 외산인 나그라비전과 국내 씨아이에스테크놀로지가 맞붙었다. MOC는 프로그램의 편성운행 및 송출을 통제하는 소프트웨어로 방송센터운영에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국내 업체들도 선전=대부분의 장비와 솔루션이 외산인 가운데 데이터방송 시스템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분야는 데이터방송 시장의 세계적 강자인 알티캐스트와 에어코드의 경쟁이 유력하다. 두 회사 모두 실제 데이터방송 시스템 상용화 경험이 있다.

씨아이에스테크놀로지도 MOC 시스템을 제안했다. 이 회사는 MOC와 유사한 트래픽관리시스템(TCS)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KT의 요구에 맞게 보완해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IPTV 시스템 구축은 광대역통합망(BcN) 사업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시스템 성능보다는 SI업체들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시스템의 수행능력에 따라 향후 시스템 구축시에는 장비업체간의 경쟁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