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인수합병(M&A)설에 의한 주가 급등현상이 빈번하지만 M&A가 현실화된 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M&A 발표시 막연한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지만 발표 후에는 M&A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작업이 이뤄지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본지가 올 상반기 M&A를 발표한 주요 IT기업의 주가 추이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주가는 M&A 발표시점을 전후로 반짝 오름세를 보인 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거나 오히려 M&A 발표 시점보다 더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올 상반기 IT분야 최대 규모의 M&A로 꼽히는 팬택계열-SK텔레텍 M&A는 지난 5월 3일 발표 전후로 관련 종목의 급등현상을 가져왔으나 최근에는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 상황이다.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은 25일 현재 지난 5월 발표시점에 비해 각각 7%, 12%씩 떨어졌다.
비IT기업의 IT기업 인수로 관심을 모은 동국제강-유일전자 M&A도 현재까지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동국제강에 인수된 유일전자는 M&A 성사시 피인수주가 급등한다는 통념을 깨고 이달 초 M&A발표 후 무려 20%나 급락했다. 유일전자는 M&A 발표 당일에는 5% 올랐지만 M&A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연일 약세다.
하나로텔레콤도 지난해 말 데이콤을 제치고 두루넷 인수권을 확보하면서 주목받았으나 올 들어서는 20% 이상 떨어져 이렇다할 M&A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가장 큰 테마인 통신사업자-콘텐츠업체 M&A 사례인 SK텔레콤-YBM서울음반의 경우도 YBM서울이 40% 이상 올랐을뿐 인수주체인 SK텔레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M&A관련주 중에서는 지난달 파워콤과의 합병계획을 언급한 데이콤만이 이후 20% 이상 오르며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M&A가 실현되지 않은 상황이라 실제 M&A효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M&A는 경영권이 바뀐다는 점에서 가장 자극적인 증시재료중 하나지만 발표 후에는 실질적인 검증작업이 이뤄지면서 해당기업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경향이 강하다”고 풀이했다. 다만 그는 “M&A 발표 후 1∼2개월간의 주가를 가지고 M&A 성공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M&A효과는 추후 실적개선과 기업가치 변화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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