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없는 조직, 지식이 흐를 수 있는 조직이야말로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 노정란 한국자산관리공사 혁신경영지원부장(45)의 ‘지식경영(KM)’에 대한 확신은 남다르다.
99년 IMF 외환위기를 지나면서 성업공사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로 일대 변신하던 때다. 채권 업무가 몇 배로 증가했지만 동일 업무가 여기 저기서 되풀이되는 현상이 비일비재했다. ‘적어도 한 번 한 일을 다시 하진 말자’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KM 구축은 ‘온 비드’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매시스템 개발로 이어졌다.
2003년 1월 재경부장관 고시로 ‘온 비드’는 국가정보처리장치로 공식 인정받고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가동 3년째 접어드는 온 비드는 우리나라 국유자산의 온라인 공매 시스템으로 당당히 역할 하고 있다. 이 시스템 없이 공사의 업무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획예산처에서 ‘자율적인 혁신 성공 사례’로 꼽는 공기관 중 대표 기관으로 통한다. 노 부장은 이런 변신에 대해 “KM(K-wings)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온 비드에 이은 두 번째 혁신 무기는 개인카드채권 시스템인 ‘온 크레딧’, 그리고 이 업무를 뒷받침하는 내부 시스템인 ‘부실채권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이다. 뾰족한 방법이 없던 개인 채권관리 업무를 효율화하는 첫 발이 됐다.
현재 공사는 온 비드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지자체나 정부 유관 기관 시스템과 연동은 물론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수수료 정책을 찾는 게 목표다. 특히 우리 채권 구매에 관심있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정보 제공 창구 역할을 하고, 구매를 온 비드로 처리하는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노 부장은 지난 85년 입사했다. 공사 내 단 두 명의 여성부장 중 하나, 그리고 최연소 부장 타이틀을 달았다. 정보학 박사학위를 땄지만 학부 전공이 문헌정보학이라는 점 역시 노 부장의 독특한 이력이다. 지식정보부에서 올 초 혁신경영지원부로 바뀐 조직을 진두지휘하는 노 부장은 ‘공사와 결혼했느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다. “지식이 도서관이나 자료실에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라고 말하는 노 부장은 “인터넷을 타고 흐르는 지식, 그리고 조직 내 흩어져 있는 정보를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경영 체제를 갖추는 것이 혁신의 출발”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