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 수요가 산업용 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물류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PDA가 유통점·교육 서비스 업체·공공기관·방송과 제조업체 등 산업 현장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특히 외산 업체가 주도하던 이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제품 성능과 기술력을 앞세워 선전해 주목받고 있다.
관련 산업계에서는 PDA 시장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서고 내년 15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낙관하는 상황이다.
◇PDA ‘화려한 변신’=휴대폰의 기능이 강력해지면서 ‘왕따’ 취급을 받았던 PDA가 산업 현장에 꼭 필요한 정보 단말기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동안 주로 사용하던 유통과 물류업종뿐 아니라 교육·공공기관·케이블 방송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이미 대한통운·CJ GLS 등 택배 업체에서 PDA는 필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잡았다. 우정사업본부도 택배와 집배용으로 지난 해 1만여대를 도입한 이후 추가 발주를 준비중이다.
한전·해양도시가스 등 전력과 가스 회사에서도 원격검침 용도로 이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대교와 웅진 등 학습지 업체에서도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교육용 PDA를 시범 활용해 큰 효과를 올리고 있다.
조성제 모바일컴피아 사장은 “면세점과 방송국 등 언뜻 PDA와 별 관련이 없는 업종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외부 업무가 잦은 업종을 중심으로 PDA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필수 단말기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종 업체 ‘강세’=PDA가 이처럼 산업용으로 관심이 높은 것은 먼저 주요 업체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산 업체가 장악하던 시장을 기술력과 서비스를 앞세운 토종 업체가 대체해 나가는 상황이다. 그동안 산업용 시장은 HP·심볼·인터맥 등 외산 업체가 주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산 장비가 이 자리를 대체해 가고 있다.
HP 장비를 사용하던 해양도시가스와 강남SO는 최근 이를 토종 장비로 대체했으며, 동일고무벨트·농심데이타도 외산 대신 모바일컴피아의 PDA를 사용키로 했다. 군사용 장비로도 시범 테스트중이어서 하반기에는 주요 군부대의 작전 현장에서도 국산 제품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장원 블루버드소프트 사장은 “외산 장비를 채택하던 롯데와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에서도 국산 장비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라며 “국산이 가격 경쟁력이 있을 뿐 아니라 품질과 성능 면에서도 외산에 뒤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 전망=PDA 수요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기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PDA를 도입한 기업이 비용 절감과 서비스 개선 등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문 교사와 택배, 식·음료 판매 관리, 보험 영업, 주식 거래 등 틈새 시장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활용 빈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주요 업체는 이미 영업 자동화와 현장 작업 관리 분야에 기대를 걸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기업용 수요에 대해 2002년 5만대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지난해 7만대, 올해 10만대에 이어 내년에는 14만대에 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여기에 수출 물량까지 포함하면 조만간 PDA가 IT 품목 중에서 빠질 수 없는 ‘효자 상품’으로 떠오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강병준·한정훈기자@전자신문, bjkang·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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