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크리스털(LCD) 사이클이 드디어 변곡점을 지나 힘차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TV용 패널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지난 1년여 동안 지속돼온 공급 과잉이 마감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누리증권의 김성인 연구원은 5일 “LCD TV 판매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으나 생산이 이를 못 쫓아가면서 현재 LCD 시장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으며 내년 상반기에도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는만큼 최소한 4, 5월까지는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제한에 들어간 TV용 패널=삼성전자 LCD 총괄의 최근 LCD 패널 재고량은 3일치에 불과하다. 사실상 재고가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패널 재고량은 지난해 7월에는 수십일치에 이르렀으나 올해 초부터는 5∼6일로 줄어들더니 최근에는 3일치로 줄어들었다. TV용 패널은 이미 대만이나 일부 국내 업체에는 공급을 제한하는 ‘공급 부족(쇼티지)’상태로 접어들었다.
LG필립스LCD 역시 20인치, 32인치, 37인치 등 TV용 패널 공급 물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형편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중반 대형 패널 재고회전량은 28일이 소요됐으나 최근에는 12일 정도로 줄었다.
◇모니터, 노트북PC 패널도 상승세 완연=LG필립스LCD는 이달 15인치 노트북PC용 패널에 대해 5달러 가량 인상했다. 모니터와 노트북PC 패널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TV용 패널 수요의 확대에 따라 모니터 및 노트북PC 생산 물량의 일부를 TV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세대 라인에서 32인치 400만대를 추가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17인치 모니터 패널 생산량을 1600만대 가까이 줄여야 한다. 델의 경우 올 연말에는 LCD모니터 대 CRT 모니터 비중을 9 대 1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LCD모니터의 급격한 CRT 대체 움직임도 LCD 패널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부족 지속=최근 4개월간 모니터용 패널 가격 상승에 대해 일시적인 회복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으나 이제는 공급과잉기를 벗어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LCD 총괄의 조용덕 상무는 “이미 TV용 패널은 공급을 제한중이며 4분기부터 전 제품에 걸쳐 본격적인 공급 부족 시기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지속적인 공급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는 올해 초 LCD TV 시장 규모를 1600만대로 예상했으나 이를 2000만대로 400만대 가까이 상향 조정했다. 특히 하반기 공급 물량은 상반기에 1.8배에 이르는 1270만대까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현재 170달러 수준인 17인치 모니터용 패널 가격이 연말에는 18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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