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국도 ITS 자가망 구축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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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국도 통합도로교통체계(ITS)를 건설교통부가 직접 구축하기로 해 통신업계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설비를 직접 포설하고 데이터관제센터(서울 지방국토관리청의 국도ITS 중앙센터)를 별도로 세우는 것은 통신사업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비록 대전, 익산, 부산 지역은 전체 국도의 일부이긴 하지만 거리가 504㎞에 이르고 향후 1000㎞의 국도에 자가망 설치계획이 있으며 이미 구축된 601㎞도 자가망 전환을 검토하고 있어 통신사업자에게는 ‘위협적’이라는 분석이다.

 ◇건교부 자가망 설치 ‘왜?’=건교부는 막대한 예산절감 효과를 이유로 들고 있다. 국도 통신망 임차 유지관리 및 이설에 연간 약 26억∼40억원을 지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는 통신망 투자 3∼4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돌파한다고 분석했다. 임차망에 비해 자가망 구축비용이 10%에 불과하다고 자체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교통정보를 한데 모을 수 있으며 통신망 설치 및 유지보수 경험을 통해 ITS 구축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끼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그동안 ITS 및 텔레매틱스 등 직간접적인 도로교통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도로교통 부가서비스’ 때문. 위치정보서비스(LBS)는 킬러 서비스로 부각되고 있고 텔레매틱스는 국가적 성장동력이다. 또 국도의 전광판에 나타나는 기초적 수준의 교통정보보다는 이를 통한 막대한 부가정보가 포화된 통신시장의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절감 효과 외에도 건설교통 정보를 보유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사업자들, ‘중복 투자다’=KT·데이콤·SK네트웍스·드림라인 등 통신사업자들은 기대만큼의 예산절감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국도용 정보센터 및 망 구축비 등 드러난 예산 외에 △선로 및 통신장비 유지보수 △한전 전주사용 △국도 교통정보센터 운영 △열악한 환경(도로) 노출에 따른 통신장비 대체 등의 추가 부담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국도 운영센터와 이미 구축된 고속도로 교통정보센터 간 데이터를 연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사업자 전용회선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숨은 비용’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광케이블은 다대코어(다발)기 때문에 기존 ITS망을 사업자들이 이용할 경우 이동통신서비스, RFID, BcN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첨단 망을 ITS 단일 용도로 쓰는 것도 트렌드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건교부, 서비스에 집중해야’=건교부는 처음으로 통신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는만큼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통신사업 특성상 유지보수 관리문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건교부는 ITS 서비스 제공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즉 ITS 서비스를 위한 설비 운영, 관리보다는 이용자 위주의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

 한 전문가는 “피상적으로 보면 건교부가 직접 나서서 모든 사업을 구축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인프라 구축은 통신사업자들에 맡기고 건교부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한 세계적 수준의 ITS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것이 시너지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