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가 진화한다](4)네트워크로 무장하라

 서울시 강남구청은 지난달 시간·장소에 관계없이 민원 서류를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인터넷으로 민원 서비스를 신청해 발급 받는 종전의 서비스를 한 단계 개선한 것이다. 휴대폰·PDA·노트북으로 필요한 민원을 신청하고 디지털 프린트가 설치된 강남구 내 50여 개 편의점에서 바로 서류를 뽑아 볼 수 있다. 강남구청은 이를 ‘u민원 시대의 개막’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HP가 구축한 이 시스템은 사무기기의 미래를 한 눈에 보여 준다. 복사기가 디지털로 바뀌고 디지털 복합기가 널리 보급되는 등 디지털 제품이 늘면서 사무 환경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무실 환경은 이미 모바일로 급속하게 전환 중이다. ‘모바일 오피스’는 네트워크를 전제로 한다.

 더구나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는 유·무선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롯데캐논 김치현 본부장은 “사무기기가 공간 절약이 목적인 1세대, 문서 활용도를 높인 2세대에 이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무실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는 3세대 제품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며 “특히 국내는 튼튼한 네트워크로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새로운 차세대 복합기 모델을 시험해 보는 테스트 시장으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멍텅구리’ 제품이 IT기술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똑똑한’ 사무기기로 새롭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업체가 최근 PC·PDA·핸드폰 등 다른 디지털 제품과 적극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는 벌써 복합기 성능은 하드웨어 기술 자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따라 판가름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능은 사무 효율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주지하다시피 사무실에서는 회사 업무의 대부분이 이뤄진다. 하지만 누구도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효율과 비용 개념을 접목한 적이 없다. 기껏해야 경비 절감 차원에서 사무용품을 줄이거나 필요없는 전력을 아끼자는 수준이었다. 사무기기의 생산성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네트워크로 디지털 사무기기가 묶이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되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가장 생산성을 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총소유비용(TCO)’ 차원에서 사무기기를 재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충 브랜드를 보고 사무기기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회사 업무에 맞게 최적의 제품을 선택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쪽으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용선 신도SDR 사장은 “복합기 업체는 컨설팅과 솔루션을 빼고는 존재할 수 없다”며 “유비쿼터스 환경이라는 새로운 시장과 비용 절감이라는 현실적인 요구와 맞물려 복합기의 네트워크 기능이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사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u 프린팅’이 현실로 다가왔다. 건축물 대장에서 건강 진단서· 지적도 등본 등 15종의 민원 서류를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프린팅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