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talk]Game In Mobile

PC 게임, 콘솔 게임,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은 게임이라는 하나의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각각 서로 다른 회선과 장치를 이용해 서비스하는 독자적인 장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게임을 서비스하더라도 각각의 매체 특성에 맞춰 진화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게임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모바일 게임에는 모바일 게임만이 가진 매체적, 욕구적 특성이 있다.

다양한 캐릭터와 스킬, 현란한 그래픽 효과와 전략적인 게임 진행 방식 등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요소이지만 모바일 게임에선 성공하기 힘든 시나리오다.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 소비자는 조그만한 모니터와 작은 키보드에서 어떤 스펙터클하고 감동적인 것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휴대폰 특성에 맞는, 아기자기하고 단순한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모바일 게임이 지닌 또 하나의 특성은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것이다. 현재 PC나 온라인 게임은 판당 플레이 시간이 길게는 20~30분이 넘는 것도 있지만 모바일용으로 그런 게임을 만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일단 플레이 시간이 길면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이동하면서 게임을 즐기다가 곧바로 목적지에 도착하거나 갈아타야할 곳에 이를 때까지 게임이 끝나지 않는다면 짜증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얼마 전 모바일 게임만의 팬 문화를 발견할 수 있어 신선했던 경험이 있다.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처럼 중독성이 강해 거기에만 빠져드는 오타쿠 문화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모바일 게임에는 책과 유사한 여유있는 팬문화가 형성되고 있었다.

사실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는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대학가에는 새벽까지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고 이런 중독성 때문에 다음 날 일정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현재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스타크래프트’ 세대라면 한번쯤은 겪어봤을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이런 오타쿠나 마니아적인 성질보다는 일종의 팬 성격을 띄고 있다. 마치 예전 세대들이 책을 즐겨보는 것과 유사한 문화다. 재미있고 꽤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만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숨가쁘고 지친 생활 속에서 잠시 짬을 내 즐기는 휴식적, 도피적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강하다.

놀이, 혹은 게임은 언어라는 최초의 매체를 비롯해 PC, 방송, 온라인 등 현재까지 탄생한 거의 모든 매체를 통해 인간이 즐기고 있는 아이템이다. 모바일과 DMB 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매체에서도 그 매체의 특성을 살린 게임이 자리를 잡아갈 것이고, 우리는 이러한 게임을 통해 미소를 짓고 보다 여유로운 생활도 할 수 있다.

<이쓰리넷 성영숙 사장 one@e3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