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벤처창업지원센터(소장 유왕진)에 입주해 있는 설비자동제어시스템 개발사인 현대글로벌콘트롤 양종석 사장. 설립 2년차 중소벤처업체의 대표인 그는 센터의 지원으로 설립 초창기 업체들이 겪는 고충을 크게 덜고 있다.
예컨대 기술거래소 연구원의 지원으로 아이디어 수준이었던 ‘산불화재 감시용 무선제어기’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으며, 전파연구소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제어기 설계시 주파수 전반에 대한 조언을 얻었다.
또 제품의 핵심기술 특허등록시 변리사의 조언을 받았으며 현재는 기술신용보증기금 직원 도움으로 벤처확인 신청중이다.
이처럼 양 사장이 이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벤처비즈니스 클리닉’ 덕분이다.
‘유비쿼터스 컨설팅’이라고 불리는 벤처비즈니스 클리닉은 센터가 개설, 운영하고 있는 벤처비즈니스학과의 재학생이 각각 직간접적으로 컨설팅해 주는 것이다. 양 사장은 “벤처비즈니스 클리닉 서비스 덕분에 사업 초창기 어려움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며 만족했다.
건국대가 지난 2001년 처음으로 개설한 벤처전문학과인 벤처비즈니스학과에는 현재 IT전문 공공기관 임직원을 비롯해 벤처캐피털리스트, 벤처업체 최고경영자, 변리사 등 120명이 재학중이며 졸업생을 합하면 그 수가 180여명이다. 이들이 벤처창업지원센터 입주기업들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건국대 벤처창업지원센터가 벤처비즈니스학과와 연계해 만든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벤처CEO클럽’. 벤처창업센터 입주업체 대표, 벤처전문기술학과 재학생 및 졸업생 등이 공동으로 결성한 클럽으로 이들이 인적네트워크를 구성해 비즈니스 연계 활동을 펼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센터의 규모도 여타 대학의 창업지원센터와 비교해 최고 수준이다. 건대에 위치한 A동(225.8평), B동(422.1평)과 함께 서울 광진구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광진구 벤처기업창업지원센터(508평)’ 등 총 3개 동이 있다. 이 중 광진구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광진구 센터의 경우 산·학·관이 공동으로 벤처 육성에 나선 대표적이 사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센터는 이와 함께 △스타기업 육성 프로젝트 △학생창업 지원 △의무 교육 등을 주력사업으로 전개중이다. 스타기업 육성프로젝트는 보육업체 가운데 우수업체를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사업. 구체적으로 경영·자금·마케팅·기술 등의 컨설팅을 제공해 우수중견기업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생창업 지원을 위한 사업의 대표적인 것은 ‘벤처창업경진대회’. 지난 2000년부터 펼치고 있는 것으로 특히 이 대회에서 입상할 경우 벤처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건국대 벤처창업동아리인 건국인터넷비즈니스(KIB)의 신승규 회장(국제무역학과 4년)은 “매년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행사를 개최해 1학년 때부터 관심을 갖게 만든다”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센터는 또한 벤처창업 및 경영 강좌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센터가 입주업체 모두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하는 이 강좌 역시 벤처비즈니스학과와 연계해 이뤄지고 있다. 현대글로벌콘트롤 양종석 사장은 “입주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을 펼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센터의 장지호 총괄매니저도 “센터에 입주해 여러 혜택을 누리는만큼 정기교육을 받지 않을 경우 퇴출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인터뷰-유왕진 벤처창업지원센터 소장
“최고의 민·관·학 공동 사업이라고 봅니다.”
유왕진 건국대 벤처창업지원센터 소장(44)은 건국대와 광진구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광진구 벤처기업창업지원센터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유 소장은 “학교 입장에서는 넓은 공간을 확보해 더 많은 인력에게 기회를 줄 수 있으며 지자체로서도 별도 인력을 둘 필요가 없어 긍정적”이라며 “특히 입주업체들은 지자체의 홍보·마케팅 그리고 학교의 학문 및 인력 지원 등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국대는 광진구 센터 입주업체에 대해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광진구도 자체 상설 전시관 운영을 통해 이들 입주업체의 홍보·마케팅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유 소장은 특히 센터 설립 후 직접 추진한 벤처비즈니스학과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했다.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입주업체들이 이 같은 기술변화에 적은 비용 및 시간으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신설하게 됐습니다. 학과 설립 후 워낙 다양한 벤처 유관업종 관계자들이 수강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를 형성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센터의 건전한 발전 방향에 대한 지적도 아끼지 않았다.
“일부 창업보육센터는 지원사업을 임대사업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센터들이 전문성을 띨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선택과 집중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창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퇴출은 고려해 봐야 할 것입니다.”
유 소장은 이와 함께 “상당수 입주업체가 초기 자금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력하는 업체들의 자금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중소기업청 평가 최우수 센터로 지정받고 또 개인적으로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동안 꾸준한 업그레이드로 최적화된 벤처 보육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스타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해 1∼2년 내 코스닥 상장사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졸업업체-ALPU-네오와인
‘가전제품 불법복제, 절대 불가!’
올 초 건국대 벤처창업지원센터를 졸업한 벤처업체인 네오와인(대표 이효승 http://www.neowine.co.kr)이 개발한 ALPU(Algorithm License Permit Unit)는 전자제품 불법복제 방지 지침이다.
삼성전자에서 가전제품을 개발하던 이 회사 이효승 사장이 중국 등 해외에서 국내 가전제품의 불법복제가 빈번하다는 소식을 듣고 2002년 창업과 동시에 개발했다. 전자제품의 중앙처리장치(MPU)와 연동, 암호를 발생하도록 설계해 불법 복제품을 만들 경우 작동이 되지 않거나 오류가 발생하도록 만든 것이 핵심이다. 이 제품은 셋톱박스, DVD플레이어,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휴대폰, 차량용 오디오 등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사장은 “국내에서 전자제품을 수출하면 2∼3개월 만에 유사한 제품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나온다”며 “이 모든 것이 가전제품의 SW를 복제하기 때문으로 이를 막기 위해 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네오와인은 현재 손톱크기의 4분의 1 사이즈(5×6mm)인 ALPU를 2×3mm까지 줄여 휴대폰용 칩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상용화 2년차인 올해 수출실적을 포함해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다는 목표다. 네오와인은 현재 중국업체와 수출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 사장은 “거의 모든 가전제품이 복제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복제가 빈번한 제품 위주로 적합한 칩을 개발해 시장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계획을 소개했다.
◆입주업체-블루빈소프트
건국대 벤처창업지원센터 입주업체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모바일 게임업체인 블루빈소프트(대표 김준모 http://www.BLUEBEANSOFT.co.kr)다.
김준모 사장이 건국대 벤처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듬해인 2004년 10월 설립한 이 회사는 ‘테레아전기’를 비롯해 8종의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에 나설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타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들의 경우 출발이 매우 느린 것에 비해 탄탄한 준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김 사장은 25세의 나이답게 경영에 젊은이 특유의 열정이 묻어난다.
2004년 초창기 게임 개발과 동시에 무난히 통신사를 뚫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것이 여의치 않자 6개월간의 게임 업그레이드 및 협력사를 통한 지속적인 전략 마케팅을 통해 현재는 KTF·LG텔레콤 등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블루빈소프트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기술력. 여타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들이 직원 수명에 그치는 것과 달리 이 회사는 상주인력 16명에 외주인력 2명 그리고 외주업체 2곳을 둘 정도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블루투스·모션·터치스크린 기술 등을 활용한 신개념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 2년차인 올해 매출 목표는 32억원.
김 사장은 “블루빈소프트는 아직 걸음마 단계의 회사”라며 “회사가 제대로 성장했을 때는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고 저는 개발자로 남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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