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미르2` 국제 분쟁일지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불법 복제 여부를 놓고 2년 가까이 끌어왔던 한국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중국 샨다네트워크 간 국제 분쟁이 타결 국면에 들어섰다. 최근 양사가 늦어도 내달에는 분쟁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양사의 합의 조건은 샨다가 한국내 자회사인 액토즈소프트가 보유중인 위메이드 지분 40%의 절반 이상인 ‘20%+1주 이상’을 합의금 형식으로 위메이드에 돌려 주고, 위메이드 측은 현재 베이징인민법원과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에 계류중인 두 건의 소송을 취하하는 것이 골자.
이 가운데 ‘20%+1주 이상’은 위메이드의 현재 기업가치를 1000억원으로 잡았을 때 2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다. 당초 위메이드는 샨다가 ‘미르의 전설2’를 복제한 것으로 의혹을 산 ‘전기세계’에 대해 러닝로열티를 받는 게 효과적이라고 보고 이를 주장해 왔으나, 이번에 일시 합의금 형식으로 협상 전략을 바꾸었다.
위메이드의 박상열 부사장은 “13일 샨다 측을 방문해 이 같은 방안을 놓고 최종 조율에 나설 예정”이라며 “첸티안차오 샨다 총재와도 만나 합의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양측 협상이 일사천리로 이뤄질 경우, 오는 21일 상하이에서 개막되는 국제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 2005’ 기간에 양사 대표간 합의서 사인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샨다가 ‘차이나조이 2005’에 마련한 자사 부스에 위메이드 측의 양해 아래 ‘미르의 전설2’ 동영상을 선뵈기로 한 것도 양사의 화해무드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양사의 이 같은 합의 도출 의지는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소송비 등 각종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데다 계속 극단으로 대치할 경우 국제법 판결로도 치유될 수 없는 상처만 남길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합의가 도출되면 위메이드는 할아버지 회사 격인 샨다 측 입김에서 크게 자유로워져 독자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을 비롯해 ‘미르의 전설2’ 등의 중국 이외 지역 수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또 차기작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샨다 측도 나스닥에서 거론되고 있는 법적분쟁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게임 개발 및 배급 분야에서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위메이드 측에 돌려주고 남는 지분으로는 위메이드 IPO 이후 반사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위메이드는 지난 2001년 ‘미르의 전설2’를 샨다를 통해 중국에 배급하면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전성기를 열었던 주인공. 당시 샨다는 위메이드에 최고의 파트너였던 셈이다. 샨다 역시 ‘미르의 전설2’가 동시접속자수 70만명을 돌파하며 일약 나스닥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3년 샨다가 ‘미르의 전설2’의 배경과 스토리 구조, 상황 전개 등을 고스란히 베낀 것으로 알려진 ‘전기세계’를 독자 개발 게임이라며 상용화하고 나서면서 양사는 분쟁 국면을 맞았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