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Life’s Good’을 줄인 말입니다.”
호주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전문 판매회사 하베이노먼 캔버라 매장. PDP TV를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교민 이수영씨(47)는 매장 직원의 이 같은 말에 깜짝 놀랐다. ‘LG’를 ‘럭키금성’이 아닌 ‘Life’s Good’으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민 오기 전 ‘골드스타’를 상징하는 ‘금관’이나 락희화학과 금성사가 합쳐진 ‘럭키금성’ 정도로 알았던 LG 이미지를 외국인을 통해 새롭게 인식하는 순간이었다. 매장 직원은 이씨에게 LG전자 50인치 PDP TV를 강력 추천했다.
“LG전자에 대한 호주인들의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럭키금성이 아닌 ‘Life’s Good’으로 이해하는 것도 특이했고요.” 이씨의 말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Life’s Good’이라는 기업 슬로건을 전세계에 활용하고 있다. 광고, PR, 이벤트, 전시, 포장, 웹, 숍디스플레이 등 모든 부문에서 ‘Life’s Good’이 사용된다. 이씨가 하베이노먼 직원에게 들었던 브랜드 인식도 이 같은 전략에서 비롯한다.
지난해 말 자체 분석 결과 기업 슬로건 ‘Life’s Good’은 브랜드 인지도 (비보조인지도)가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씨가 살고 있는 호주지역은 28.6%에서 37.7%로 가장 높게 뛰었다. 멕시코에서는 23.8%에서 33.5%, 스페인에서도 14.7%에서 23.2%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올해는 지역별로 최대 50%의 인지도를 기록하는 곳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Life’s Good’ 슬로건 시행의 가장 큰 효과는 ‘LG’가 ‘럭키금성’을 줄인 말이 아니라 ‘Life’s Good’을 줄인 것으로 정착됐다는 점이다. 이런 인식 변화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빠르게 나타난다. LG전자 해외 근무 직원들은 소비자로부터 “LG가 Life’s Good의 약자가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슬로건 때문에 LG전자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도 덩달아 올랐다. 2어절의 간결한 표현이어서 비영어권 국가 소비자들에게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기업 슬로건은 기업 쪽에서 소비자에게 ‘무엇을 하겠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LG전자 슬로건은 소비자 쪽에서 기업에 원하는 요구를 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글로벌 브랜드 경영을 위해 본사에 CEO 직속 브랜드 매니지먼트팀(BM팀)을 신설하고, 신규 슬로건을 내세우며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나서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초 모든 사업본부에서 LG브랜드 론칭이 완료된 미국에서는 ‘LG제품이 실생활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익을 주며, 인생을 즐겁게 한다는 의미’의 ‘new brand LG=Life’s Good’이라는 마케팅전술을 사용중이다. 북미시장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3년간의 예산만도 3억달러에 이른다.
전명우 LG전자 상무는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통합한 시너지 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친근한 이미지’ 지표 비중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늘고 있어 올해를 기점으로 기업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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