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인체 흡수율 측정장치 국산화

전자파 인체 흡수율 측정장치 국산화

외국에 100% 의존해 온 전자파 인체 흡수율(SAR) 측정장치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이미 측정결과를 미국 FCC로부터 인증까지 받은 상태로, 조만간 본격 상용화될 전망이다.

 산학협력 벤처기업인 EMF세이프티(대표 김윤명)는 2001년부터 약 4년간 8억원을 투입해 휴대폰 SAR측정장치(모델명 에세이ESSAY-3)를 개발,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에세이-3’는 휴대폰 등 무선단말기 전파가 인체에 흡수되는 에너지 양(SAR: Specific Absorption Rate)을 측정하는 장비로, 이달 초 벨웨이브사 휴대폰이 미국 FCC인증을 받을 때 사용됐다. 해외기관에서 국내산 장비를 이용한 휴대폰 SAR 측정결과를 인증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치는 현재 정부기관인 전파연구소, 현대교정인증기술원, 팬택앤큐리텔, ICU, 휴대폰 부품업체 등에 공급돼 조만간 본격적인 활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국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SAR 측정장비를 캐나다 APREL, 스위스 SPEAG 등 해외업체에서 수입해 왔다.

 SAR는 단말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를 인체가 얼마나 흡수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인체에 흡수되는 단위질량당 전자파 흡수전력을 뜻한다. 이 측정치가 클수록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각국에서는 인체 머리 부분에 대한 SAR 기준치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에세이-3는 사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측정 셋업 화면을 쉽게 구성했으며, 휴대폰이 팬텀(모의인체두뇌)에 설치된 모습을 위에서도 볼 수 있도록 팬텀을 반투명 재질로 제작해 휴대폰 설치에 따른 측정 오차를 감소시킨 것이 특징이다.

 단국대 산학협력 벤처업체인 EMF세이프티는 단국대 산학협력 벤처기업으로, 자체 연구원·교내 전자공학과 교수·석박사 과정 학생·외부 협력 연구팀 등으로 구성돼 전자파 센싱 부품 및 전자파 측정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김윤명 단국대교수 겸 사장은 “앞으로 SAR 측정 분야에서 국내 연구소, 산업계, 세계적인 학회(IEEE) 및 협회(IEC)와 보조를 맞추어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사진: 팬텀(모의두뇌)에 휴대폰을 대고 전자파 인체 흡수율을 측정하고 있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