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카메라 업계가 렌즈 교환식 카메라(DSLR:Digital Single-Lens Reflex)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소니, 올림푸스, 코니카미놀타, 코닥, 후지필름 등 세계 유수의 카메라 제조사들이 일제히 연합군을 형성하며 세력 키우기에 돌입했다. 이들은 상호 협력을 통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을 선점하는 데 1차 목적을 두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십년간 시장을 장악해온 니콘과 캐논에 대응하기 위한 ‘힘 모으기’여서 시장 판도가 급변할지 주목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 1위인 소니가 코니카미놀타와 협력해 DSLR 시장 진출을 전격 선언한 데 이어 내달 올림푸스 진영에도 몇몇 카메라 기업이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푸스는 지난 2002년 9월 독자 개발한 DSLR 카메라 기술 ‘포서드 시스템(Four Thirds System)’을 공개해 코닥, 후지필름, 시그마, 산요, 파나소닉을 연합군으로 확보한 상황이다.
올림푸스 고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내달 몇몇 기업이 포서드 시스템을 채택할 계획”이라며 “올림푸스 진영에 동참하는 기업들은 렌즈 등을 호환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연합 세력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소니는 지난 19일(현지시각) 코니타미놀타와 DSLR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코니카미놀타의 광학기술과 자사의 영상기술을 접목해 내년 여름께 첫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카메라 제조사들이 제휴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타파하는 한편 니콘과 캐논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세계 주요 카메라 업체가 연합세력 구축에 나서자 국내 유일 카메라 제조사인 삼성테크윈도 고심에 빠졌다.
이 회사 신만용 부사장은 “현재 DSLR 사업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독자 사업은 결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림푸스 진영의 포서드 시스템 등 어느 쪽이 좋을지는 고민중에 있다”고 밝혀 연합 세력 구축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세계 주요 카메라 제조사 중 DSLR를 개발하지 않거나 사업 계획 등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은 삼성, HP, 카시오, 리코 정도다. 유럽 전통 카메라 회사인 롤라이, 라이카, 하셀블라트 등은 일본 디지털 카메라의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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