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정보화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인다.’
한국전산원(원장 김창곤 http://www.nca.or.kr)은 정부차원에서 대기업에 비해 전사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등 e-비즈니스 시스템 도입률이 저조한 국내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을 높이는 작업에 선봉장을 맡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은 전반적으로 정보화 수준이 낮을 뿐더러 투자마저 줄이고 있다. 또 국내 전체 기업의 99.3%를 차지하는 종업원 50인 미만 소기업은 28.1%만이 PC를 업무에 활용할 정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전산원은 수도·가스·전화·전기와 같이 필요할 때 접속해 원하는 만큼 쓰고 대가를 지불하는 애플리케이션서비스공급(ASP) 방식의 ‘접속 중심의 빌려 쓰는 정보화’를 제시했다. 이는 자금과 인력, 기술 부족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해 저렴하고 손쉽게 기업 정보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전산원은 ‘접속중심의 빌려 쓰는 정보화’방식의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을 추진했다.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은 종업원 50인 미만의 소기업을 대상으로 회계관리와 급여관리 등 기본 서비스를 비롯해 그룹웨어, SMS, 업종별 특화 서비스를 ASP 방식으로 개발·보급하는 사업이다. 총 18만 소기업에 대한 정보화교육을 실시 했고 51개 소기업형 비즈니스 솔루션의 개발을 지원했다.
지난해까지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을 통해 38만 개 소기업에 정보화를 확산했으며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OECD의 기업정보화보고서와 유럽연합(EU)의 중소기업 워크숍에 성공사례로 발표되는 등 국제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평가받기도 했다.
올해는 총 60억 원의 예산을 투입, 중소기업에서 수요가 높은 ERP, CRM, 그룹웨어에 한해 솔루션 전체 또는 핵심 단위 모듈을 웹서비스 기반의 ASP서비스를 실시한다. 또 서로 다른 업종과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위 서비스를 웹서비스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다양한 솔루션에 대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모바일 솔루션 표준 플랫폼의 구축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정보화 솔루션 확충 개발’ 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전산원은 올 연말까지 50만, 2008년까지 전체 중소기업의 3분의 1인 100만 개 기업에 ASP 방식의 ‘접속중심의 빌려 쓰는 정보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전산원은 중소기업이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인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계 전체가 정보화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종성 한국전산원 IT전략지원단 단장은 “앞으로 5년 후에는 인터넷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기업들은 모두 도태될 것이며 이에 따라 정보자원이 한정된 중소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IT를 빌려 쓰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 정보화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국은 세계적인 IT인프라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이 정보화의 혜택을 누리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정보화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계획
한국전산원은 올해 추진하는 중소기업 정보화사업의 목표는 소기업, 자영업자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e비즈니스 솔루션을 공급, 최소 50만 이상의 중소기업 정보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08년까지 빌려 쓰는 (ASP)방식을 통해 100만 중소기업으로 정보화 확산의 토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올해 사업의 주요 내용은 △웹서비스 기반의 ASP솔루션 공급기반 확충 △중소기업 정보화 활성화 기반 조성 △중소기업 정보화 홍보 및 해외진출 지원 등 3가지로 요약된다.
27억 원을 들여 추진하는 웹서비스 기반의 ASP솔루션 공급기반 확충은 중소기업에서 수요가 높은 ERP, CRM, 그룹웨어에 한해 솔루션 전체 또는 핵심 단위 모듈을 웹서비스 기반 ASP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단위 서비스를 웹서비스로 전환하면 ERP에서 인사·급여·회계·영업·매출 관리 기능이, CRM에서 고객 관리 기능이 구현된다. 또 그룹웨어에는 전자결재 기능 등 해당 비즈니스 솔루션의 핵심이 되는 단위 서비스가 포함된다.
웹서비스 기반의 공동활용 단위 컴포넌트도 확충한다. 서로 다른 업종과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위 서비스를 웹서비스로 신규 또는 전환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동업무가 많은 중소기업들의 수요에 대응해 m-SFA, m-FFA, m-ERP, m-CRM, m-SCM 등 모바일 비즈니스 솔루션을 ASP 방식으로 확충하고 모든 단말기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모바일 솔루션 표준플랫폼을 구축, 지원한다.
중소기업 정보화 활성화 기반사업에는 총 23억 원이 투입된다. 중소기업 정보화 컨설팅 지원과 자원봉사단 운영 등 전문 인력을 양성해 중소기업정보화 현장을 지원한다. ASP솔루션과 사업자에 대한 지속적인 인증제도 시행, 인증업무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협의체도 운영한다. 웹서비스 기반의 ASP사업자와 솔루션에 대해 인증제도를 적용할 수 있도록 웹서비스 품질관리 표준도 개발한다.
이와 함께 ASP 사업자, 솔루션 벤더 등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확장성 생성언어 기반의 레지스트리(UDDI)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작, 배포해 수용자 중심으로의 중소기업정보화 고도화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0억 원을 투입하는 중소기업 정보화 홍보 및 해외진출 지원사업은 해외 설명회 등 해외 현지 홍보행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국내 ASP 솔루션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ASP솔루션 전시회를 겸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해 선진기술 동향에 대한 국내외 업체 간 교류기회의 장도 제공한다.
이 밖에 ASP방식의 중소기업 정보화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예산처와의 협의를 통해 구매중심의 예산회계제도를 개선, 공공분야의 ASP활용 촉진 유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웹서비스를 활용한 ERP의 모듈화, 대중소기업 공급망관리(SCM) 등을 통해 ASP방식의 중소기업 정보화를 50인 이상의 중소기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고-김창곤 한국전산원장
최근 음반 시장의 대세가 급속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CD나 테이프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MP3와 같은 온라인 음악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동통신업체들은 멜론, 뮤직온 등 온라인 음악 포탈을 경쟁적으로 오픈하고 휴대폰과의 연계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온라인 음악의 전형적인 모델은 애플사의 아이포드(iPod)와 이이튠(iTune)의 융합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에 애플사의 아이포드가 미국의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선정됐고 최신호 비즈니스위크지에서 애플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브랜드 혁신을 인정받아 세계 1위의 혁신기업으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음반시장에서의 변화가 SW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SW산업에서도 IT렌탈 서비스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IT렌탈 서비스는 온라인 음악의 비즈니스 모델과 매우 유사한 면이 많다. 음악테이프 대신 온라인 음악으로 추세가 변화한 것처럼 SW도 CD 패키지 제품을 구입하던 것에서 온라인을 통해 빌려 사용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서비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초고속정보통신 환경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IT 렌탈 서비스를 대중화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2001년부터 국내에서 시작된 소기업네트워크화 사업, 중소기업정보화 사업은 이러한 IT 렌탈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정착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 정보화 사업을 통해 미장원, 카센터, 안경점 등 소규모 매장에서 별도의 대형컴퓨터와 SW를 구축하지 않고도 업종별로 특화된 회계, 고객관리, 세금계산서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화 솔루션을 온라인을 통해 빌려 쓸 수 있다.
그러나 IT렌탈서비스가 진정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 음반시장도 다양한 장르의 좋은 노래가 많이 공급되어야만 유지될 수 있는 것처럼 IT렌탈 시장도 기업특성에 맞는 질 좋은 SW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는 중소기업정보화를 추진하면서 획일적으로 ERP 솔루션을 보급함에 따라 서비스만족도가 높지 않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개별 기업 하나하나는 자기 기업의 특성에 맞는 SW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모든 사람이 각자 좋아하는 노래의 취향이 다르듯이 모든 기업은 자기 기업에 맞는 맞춤형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향후 IT 렌탈서비스를 통한 중소기업 정보화사업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포드와 아이튠이 크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충분히 좋은 음원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고 아이튠을 통해 이용자가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SW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IT렌탈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IT 지식이 부족해도 정말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모델이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SW사업자, 온라인으로 아주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하는 네트워크 사업자, 그리고 이용자인 중소기업 삼자 간 협조체제가 유기적으로 구축돼야 할 것이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