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CEO가 떠난 빈자리, 크지 않았다.’
올 상반기에만 안철수·이금룡·곽성신·김광호 등 이른바 스타급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코스닥을 떠났지만 이들 CEO가 몸담았던 코스닥기업의 주가는 증시 활황 속에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31일 안철수연구소·이니시스·우리기술투자·포스데이타 등 상반기 중 스타급 CEO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기업의 주가 추이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포스데이타가 신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오히려 급등한 것을 비롯, 대부분 별다른 충격없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유명 CEO가 떠난 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포스데이타. 회사는 시스템통합(SI)업계 최장수 CEO로 유명한 김광호 전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지난 5월 이후 7월 22일 현재 주가가 50% 가까이 올랐다. 와이브로·RFID 등 신사업 기대감이 CEO 교체에 따른 우려를 잠재웠기 때문.
곽성신 전 벤처캐피탈협회장이 이끌던 우리기술투자 역시 CEO 교체 후에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회사는 곽 전 대표가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난 1월 말 이후 20.4% 올라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16.9%)를 웃돌았다.
‘벤처 1세대’, ‘인터넷 전도사’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금룡 전 대표가 떠난 이니시스도 지난 3월 이후 14.5% 올랐다. 이는 자회사 온켓 매각에 따른 영업외수익 발생으로 1분기 흑자를 달성한 것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미 지난해 말 회사 경영구조가 이 대표 단독체제에서 공동대표체제로 전환돼 이 대표의 사임이 예견된 것도 CEO 교체 충격을 줄이는데 일조했다.
‘CEO주가’라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로 안철수 전 대표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안철수연구소는 주변의 우려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모습이다. 회사는 지난 3월 18일 안 대표 사임 이후 7월 22일 현재 5% 올랐다.
다만 회사는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17.4%)을 밑돌고 있어 주가측면에서는 아직 안 전 대표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스타급 CEO의 사임은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변수이지만 후임 CEO를 통해 회사의 기본 사업방향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주가는 곧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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