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미국 독점 깼다

매커스, KDMC와 POD 모듈 국내 첫 공급 계약

국내 한 벤처기업이 그간 미국 SCM사가 독점해 온 디지털케이블방송 핵심부품인 POD(Point Of Deployment) 모듈 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 오랜 독점구도를 깼다.

 칩 제조업체인 매커스(대표 김태완)는 국내 최대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사업자인 KDMC(대표 박성덕)와 POD 모듈 공급 계약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디지털케이블 방송의 핵심부품인 POD 모듈은 지금까지 오픈케이블 표준에 맞는 상용제품으로는 미국 SCM의 제품이 유일했다. 이 때문에 SCM은 국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에게 상식을 벗어난 물량 보장과 판매가격을 요구하는 등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려 왔다.

 이번에 매커스가 KDMC와 공급 계약을 함에 따라 POD 모듈 시장은 경쟁체제로 바뀌게 됐으며, 향후 CJ케이블넷·BSI 등 다른 MSO와 DMC 사업자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KDMC는 현재 매커스의 POD 모듈과 셋톱박스 간 연동을 위한 사전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아직 양산 제품은 출시되지 않은 상태지만 보드레벨의 테스트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매커스의 POD용 전용칩과 케이블카드(POD모듈+스마트카드)가 출시되는 시점에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커스에 따르면 칩 개발이 끝나면 8월 말이나 9월 초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승인작업에 들어가며, TTA 승인이 나면 9월 중순부터 곧바로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로선 매커스가 제작하는 칩이 최초로 3레이어 설계를 도입한 것이어서 성능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유일한 변수다.

 김태완 매커스 사장은 “칩을 자체 제작하는 데다 3레이어 설계를 통한 칩 제작을 시도한 것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배경”이라면서 “칩의 성능 검증만 끝나면 곧바로 공급이 가능하며, 20달러 초반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세금까지 포함할 경우 SCM 제품보다 7∼8달러 낮은 가격대가 형성될 것”이라며 “품질과 가격 모두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심재훈 KDMC 실장은 “매커스와는 칩 이전 단계에서 검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끝낸 상태”라며 “본 제품이 나왔을 때도 KDMC 시스템과 잘 연동된다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매커스 모듈을 사용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점 상황은 당연히 해소돼야 한다”며 “매커스 POD 모듈이 KDMC에서 성공적으로 운용되면 다른 SO도 매커스 모듈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